#대기업 A사에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 협력업체인 B사. 발주 물량인 1만개를 납품하기 위해 한 달째 전 직원이 야근을 한다. 납품을 며칠 남겨 놓지 않고 발주처인 대기업 A사로부터 초기 발주물량인 1만개 중 3000개만 납품하라는 전화가 받았다. B사 사장은 안 그래도 창고에 재고가 많이 쌓은데 또 다시 7000개의 재고를 떠앉게 돼 머리가 아파온다. B사도 협력업체인 C사, D사로부터 부품조달을 받은 상태라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이런 피해는 국내 제조업계에서 빈번하게 일어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한국IT비즈니스진흥협회가 IT혁신 기반으로 한 대중소 상생에 나섰다. 국내 대중소 상생의 문제점과 IT혁신 통한 해결방안을 2회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대중소 상생에 가장 큰 문제점은 발주처인 대기업과 협력업체인 중소기업 간에 정확한 수요와 재고 파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부품을 발주하는 완제품업체인 대기업의 업무 방식이 회사마다 제각각이어서 개별적으로 모두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 더욱이 필요한 부품 주문을 시스템이 아닌 전화로 하면 명확한 기록이 남지 않아 갑작스러운 물량 변경에 따른 피해는 중소기업이 떠 앉게 된다.
중소기업은 발주기업에 납품된 부품이 얼마나 사용됐는지, 남아있는 부품 수량은 얼마나 되는지, 향후 발주 계획은 어떠한지 등을 알 수가 없다. 중소기업이 물량 조달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힘든 배경이다. 이로 인해 중소기업은 적지 않은 피해를 본다. 이 피해는 고스란히 대기업의 부품 수급에 차질을 발생시키는 요인이 됐다.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해 최근 대·중소기업 상생IT혁신 사업이 적극 추진된다. 대표적인 사업이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한국IT비즈니스진흥협회가 추진하는 대중소기업상생IT혁신 사업이다.
이 사업으로 ICT 기반 협업시스템을 구축해 주문 경로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일관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물품사용 현황, 재고 물량 등 생산계획에 필요한 각종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공유하기 시작했다. 이후 문제 발생률은 감소했고 모기업에서 협력기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도 조성됐다.
지난 2009년 시작된 이래 자동차·기계·조선 등 7개 업종의 16개 대기업과 394개 협력사에 적용하고 있다. 지난 2011~2012년 동안 6개 컨소시엄 대상으로 협업시스템을 구축, 연간 비용이 41억원 절감됐고 생산성은 5.82% 향상됐다.
한국IT비즈니스진흥협회 관계자는 “기업의 생태계를 만드는 중심에는 ICT혁신이 자리잡고 있다”며 “올바른 대중소 생태계를 더욱 든든하게 만들어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1~2012년 IT혁신 기반 대중소 상생 효과
자료:한국IT비즈니스진흥협회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