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때문에 웃고 울었던 한해였다. 올해 전자 부품 업계는 스마트폰 시장 흐름에 따라 그대로 요동쳤다. 시장의 큰 축을 차지하던 TV·PC 시장이 침체 되면서 스마트폰에서 유일하게 성장을 기대할 수 있었던 탓이다. 하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포화가 예상보다 빨리 찾아온데다 중국 업체들이 기술력을 갖춰 부품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업계의 설자리가 비좁아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협력사들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올해 처음 1조원을 달성한 부품 업체도 나왔다. 인탑스, 파트론, 인터플렉스 등 3사가 주인공이다. 스마트폰용 케이스, 안테나,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제조사인 이들 업체는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덕에 고성장했다.
다른 부품 업체들도 삼성전자가 `갤럭시S4`를 1억대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우면서 부품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올해 1월부터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등 준비에 나섰다. 하지만 목표에 비해 판매량이 70%~80%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7월 이후 주문량이 줄어 고전했다. 삼성전자가 카메라모듈 등은 소재·부품을 직접 제조하겠다고 나서면서 부품 협력사는 매출처 다변화가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인쇄회로기판(PCB)·FPCB 등에서 과잉 투자도 변수였다.
터치스크린패널(TSP) 시장은 인듐주석산화물(ITO) 대체 필름이 속속 개발되고, TSP 구현 방식이 급변하면서 요동쳤다. 소재·필름 업체들은 메탈메시, 은나노와이어(AgNW), 탄소나노튜브(CNT) 등 ITO를 대체할만한 투명전극을 선보여 내년부터 양산이 기대된다. TSP 구현 방식도 필름전극방식(GFF), 하이브리드형 커버유리일체형(G1F), 커버유리일체형(G2) 등이 경합했다. 삼성전자·LG전자 등이 G1F와 G2 방식을 선택하면서 커버유리일체형이 대세가 되는 듯 했으나 하반기 ITO필름 가격이 절반 이하로 하락하고 대체 물질이 등장하면서 다시 GFF 방식이 주력이 됐다. 내년에는 태블릿PC, 노트북, 전자칠판 등 중대형 디스플레이로 TSP가 확산될 전망이다. 부품 업계는 떨어지는 수익률을 만회하고 중국의 공세까지 막아내야 하는 이중 부담을 떠안고 새해를 맞이하게 됐다.
발광다이오드(LED) 시장은 지난 2년간 침체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조짐이다. 업계 교통정리가 어느 정도 진행됐고, 중국발 과잉 투자도 주춤하다. 각국 정부가 백열등 규제에 나서면서 LED 조명 시장 개화 움직임도 나타났다.
LED 패키지 업체들은 가동률을 지난 2010년 수준으로 회복했다. LED 칩은 여전히 풀가동이 어렵지만 조명용 칩·패키지 업체를 중심으로 내년 투자 움직임도 나왔다. LCD TV용 백라이트유닛(BLU)이 주력이던 삼성전자는 부진을 겪었다. LG는 LG전자를 중심으로 조명 사업 역량을 결집하는 등 공세적인 모습을 보였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