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날개 8개 달린 무인 헬리콥터로 30분 이내 배송 계획을 밝혔다. 취미나 군사 활용에 국한됐던 무인 항공기 `드론(Drone)`의 상업적 이용에 불을 붙이며 논쟁을 불러왔다.
구글은 비밀연구조직 `구글X`서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에 집중한다. 차에 비디오카메라, 레이더 센서, 위치 측정기, 라이더 등을 달고 주변 차량과 사물, 사람, 신호, 차선을 파악한다. 자동차는 센서에서 수집한 대량의 데이터를 해석해 진행 방향과 가속과 감속, 정지 등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실행한다.
공상과학(SF) 영화에 나올 법한 장면이 우리 실생활에 가까이 왔다. 드론이 집 앞까지 소포를 배송하고 운전사 없는 자율주행자동차가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준다. 환전이 필요 없는 글로벌 가상화폐 비트코인으로 세계 어디서나 결제를 하고 3D프린터로 집에서 필요한 각종 집기를 직접 만들어 쓴다.
◇생각을 바꾸고 끈질기게 매달려라
세상을 바꾼 신기술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발상의 전환과 끊임없는 연구개발이다. 자동차 시장 샛별로 부상한 테슬라모터스는 이제 10년 밖에 안된 전기자동차 회사다. 10년간 연구개발에 매달린 테슬라는 지난해 1분기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미국에서 신생 자동차 기업이 창업 10년 이내 흑자를 낸 것은 처음이다.
테슬라는 끈질긴 연구개발과 새로운 가치 부여로 자동차 업계 애플로 떠올랐다. 전기차는 친환경이지만 비싸고 주행거리가 짧으며 충전도 쉽지 않았다.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 개발 방법을 완전히 버리고 자체 기술로 전기차 한계 극복에 매달렸다. 10년 연구 끝에 지난해 한번 충전하면 최대 420㎞를 주행하는 모델S를 내놨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5초며 최고 속도는 210㎞다.
여기에 테슬라는 태양광을 이용한 슈퍼차저라는 고속 충전소에서 평생 무료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놀라운 계획도 발표했다. 모델S는 시동장치나 전원이 없다. 기어를 D로 내리면 자동차가 움직인다. 17인치 터치스크린이 자동차를 제어하며 근처에 충전소가 있으면 자동으로 알려준다. 기존 기계적인 자동차 개념을 버리고 완벽히 전자기기로 탈바꿈시켰다.
◇원대한 꿈을 가져라
인터넷 검색으로 세계를 재패한 구글은 이제 단순한 검색회사가 아니다. 운전사 없이 자동차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을 지휘하고 있으며 하늘에 대형 열기구를 띄워 저개발국에 인터넷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현재 시험 중인 구글 글라스가 어떤 미래를 가져올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민간우주개발회사 스페이스X는 최근 첫 상업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하던 일을 이제 민간회사가 하기 시작했다. 영국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갤러틱은 저궤도 우주비행선으로 올해 처음 민간 우주여행 시대를 연다.
인터넷으로 책을 팔던 아마존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이 됐으며 2015년 드론 배송을 준비 중이다. 도심 하늘을 택배 드론이 뒤 덮을 수 있다. 혁신 기업은 큰 꿈을 갖고 상상을 현실로 만들며 도전한다. 처음 개념을 발표했을 때 논란을 불러오기도 하지만 기술을 진보시키고 법적 규제를 풀며 생활을 바꾼다.
이들은 이것을 `문샷 사고(Moonshot Thinking)`라 부른다. 달나라로 가는 무모한 도전이지만 기존 관습을 깨는 의지를 요구한다. 단기 이익을 만족시키는 제품이 아니라 스타트랙에 나올 법한 미래 기술 개발에 도전한다.
◇기존 질서를 파괴하라
2009년 첫 등장한 비트코인은 지난해 1비트코인 가치가 1000달러를 넘으며 조명 받았다. 중국을 비롯해 유럽 국가가 비트코인을 제재하며 열기가 수그러들었지만 여전히 실험은 진행 중이다.
비트코인에 주목하는 이유는 기존 질서를 파괴하는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거래는 금융기관 등 제3자를 거치지 않아 수수료나 대기시간이 없으며 세계 어디서나 빠르고 간편하게 전송된다. 비트코인 발행량은 고정돼 시간이 지다도 가치가 그대로 이며 수요가 늘면 가치가 상승한다. 비트코인 거래 기록은 익명으로 영구히 공개된다.
지난해 상반기 미국에서 가장 화제가 된 드라마는 `하우스 오브 카드`였다. 이 드라마는 유명 지상파나 케이블방송이 아닌 유료 스트리밍기업 넷플릭스에서 방영됐다. 넷플릭스는 세계 40개국에서 3300만명 가입자를 확보한 글로벌 영화, TV드라마 사업자다. 미국 방송계는 넷플릭스가 몰고온 미디어 혁명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넷플릭스는 기존 방송사 관행을 깨고 자체 제작한 하우스 오브 카드 첫 방송 때 13편을 한꺼번에 공개했다. 보통 TV드라마는 매일 한 편씩 방영되는데 넷플릭스는 한 번에 모든 콘텐츠를 방출했다. 다음 회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보고 싶을 때 언제든지 볼 수 있다. 스트래티지어낼리틱스는 “새해 넷플릭스와 같은 OTT(Over The Top)기업이 기존 미디어를 위협하는 무서운 세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