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북미산 셰일가스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미국을 중심으로 대형 에너지기업이 저비용으로 셰일가스 채굴에 성공하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하고 석탄 등 대체에너지 가격 하락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값 싼 셰일가스가 떠오르면서 경제성이 충분치 못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은 다소 줄어들었다.
올해 SK E&S가 북미 셰일가스 도입계약을 체결하며 민간 셰일가스 시대를 개막했다. SK E&S는 프리포트LNG가 미국 텍사스에 건설예정인 천연가스 액화시설을 통해 북미 셰일가스를 LNG로 액화, 2019년부터 20년간 매년 220만톤 규모를 국내에 도입할 계획이다. E1, SK가스 등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사들도 셰일가스 기반 LPG 수입 계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포스코와 GS EPS 등 다른 민간업체들도 조만간 셰일가스 도입을 타진하고 있다.
셰일가스의 등장으로 국제 LNG 시장이 공급자 중심에서 구매자 중심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단일기업 최대 LNG수입사인 한국가스공사에 대한 대형 가스 수출국 러시아, 캐나다 등 정부와 가스기업 관계자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셰일가스 도입 추진에 따른 LNG가격 인하 전망과 함께 정부가 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서 LNG에 대한 세금 인하를 추진하는 것도 LNG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석유화학업계는 값 싼 셰일가스를 원료로 사용하고 나선 해외 석유화학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한 움직임 활발했다. 한화케미칼은 이달 이라크에 천연가스 기반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에 나섰다. 또 해외기업과 손잡고 미국에 셰일가스 기반 대규모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도 추진 중이다. LG화학·롯데케미칼 등은 해외에서 대규모 천연가스 기반 화학단지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효성도 셰일가스 기반 화학사업을 모색 중이다.
신재생에너지업계는 올해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태양광업계는 낮은 제품가격, 중국기업과의 경쟁이라는 이중고에 치여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이 과정에서 웅진에너지, 한국실리콘 등 중견 태양광기업은 경영난, 워크아웃을 겪었다. 한화, OCI 등도 올해 태양광사업에서 단한번의 흑자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뼈를 깎는 생존경쟁을 이어갔다.
하지만 태양광은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태양광발전 의존도를 크게 높인 일본은 불과 1년 만에 세계 최고 시장으로 부상했다. 올해 약 3GW 규모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도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는 수단으로 태양광을 선택하며 GW시장을 열었다. 여기에 미국 태양광시장마저 빠르게 성장하며 세계 태양광 시장은 올해 약 35GW전후 설치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 시장이 없어 수출에 주력하는 태양광업계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중국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풍력업계도 힘든 한해를 보냈다. 국내 육상풍력사업이 인허가 문제에 묶여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 또 대규모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했던 해상풍력사업도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두산중공업, 효성 등 풍력사업에 뛰어들어 ㎿급 제품을 개발한 기업은 기대했던 국내 실적확보가 늦어지면서 해외 영업에 애를 먹고 있다.
새해 서남해, 전남 등에서 추진하는 대규모 해상풍력사업이 궤도에 올라서야 국내 풍력사업에도 순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