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마트그리드 산업은 시장 창출에 바쁜 시간을 보냈다. 정부와 산업계는 스마트그리드 기초인 원격검침인프라(AMI)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 집중하며 사업성을 검증하며 시장 만들기에 주력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스마트그리드사업단은 `2013 스마트그리드 보급사업`에 8개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전국 1만2000호를 대상으로 원격검침인프라(AMI)와 9㎿h 규모 ESS를 구축했다. 이 사업은 해당 설비를 필요로 하는 현장 요구를 반영하고자 정부 예산(199억원) 이외 컨소시엄과 수용가의 투자금(25%)을 포함시키는 매칭 펀드로 운영돼 시장성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정부는 올해 최소 30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전국 대상 `국가 스마트그리드 확산사업`의 8개 예비사업자를 선정했다. 이들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ICT기반의 ESS·AMI·전력수요반응(DR)과 신재생에너지, 전기차인프라 등의 다양한 스마트그리드 인프라를 구축해 수익을 창출할 방침이다.
스마트그리드의 핵심을 꼽히는 ESS분야의 가장 큰 성과는 가정·산업용 등 피크감소나 신재생에너지 출력안정용에 비해 경제성이 뛰어난 주파수조정(FR)용 ESS 사업성 검증이다. FR은 순간적 수요변동 등에 따른 주파수 변동을 막고자 운전 중인 발전기 출력 조절 주파수를 조정해 공급능력을 높이는 일종의 발전 부가서비스로 연간 3500억원 이상 국가 편익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구축비용은 높지만 장기적 경제성이 높아 효성, LS산전,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민간기업의 활발한 시장참여가 예상된다.
AMI도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한국형 전력선통신(PLC)의 객관적인 성능과 시장성 평가가 이뤄지기 시작해 새해에는 정부차원의 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ESS와 전기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중대형 배터리 가격이 최근 1년 새 25%이상 떨어진 것도 올해 큰 이슈로 작용했다. 이 여파로 최근 국내 전기차 업체들이 차량 가격을 인하하며 대다수의 4000만원대의 차량 가격이 새해에는 3000만원대로 인하된다. 올해 전기차 분야는 시장성이 충분히 입증돼 새해 민간시장 원년을 위한 채비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차종도 현대기아차(레이EV·쏘울EV)·한국GM(스파크EV)·르노삼성(SM3 Z.E)·BMW(i3) 등 6종이 확보돼 시장 활성화가 예상된다. 여기에 그동안 논란이 됐던 전기차 충전표준 문제도 일본 `차데모(CHAdeMO)`와 르노의 `교류 3상` 이외에 `콤보(TYPE1)` 방식 모두를 수용한 충전인프라가 구축될 예정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