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신년특집]세계가 우리 콘텐츠 즐긴다

겨울을 나고자 도심 땅콩가게 습격에 나선 다람쥐 설리와 친구들의 모험을 그린 `넛잡`이 오는 17일(현지시각) 북미지역 극장가에 걸린다.

넛잡은 한국 3D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레드로버가 캐나다와 공동으로 만든 글로벌 타깃 작품이다. 토종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으로 북미 시장부터 도전장을 내밀었다. 북미지역에서 3000여개 상영관에 걸리는 만큼 기대감이 높다.

[2014 신년특집]세계가 우리 콘텐츠 즐긴다

넛잡 포스터
넛잡 포스터
[2014 신년특집]세계가 우리 콘텐츠 즐긴다

싸이 이후로 지난해 한류가 주춤했지만 고추같이 맵싸한 우리나라 콘텐츠가 새해 벽두부터 글로벌 시장을 두드린다. 게임과 드라마 외에도 애니메이션, 영화, 음악 등 장르도 다양해지고 있다.

◇글로벌 애니메이션 시장, 토종 작품이 강타할 듯

넛잡이 북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듯 애니메이션·캐릭터 분야에서 세계 시장 도전은 상당히 적극적이다.

지난해에도 `두리둥실 뭉게공항` `어리이야기` `뛰뛰빵빵 구조대` 등 중소 제작사가 만든 TV물이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후속편이 제작되면서 중국과 말레이시아 등에서 해외 공동제작 러브콜을 받았다. 탁월한 기획력에 바탕을 두고 국제 비즈니스 역량을 갖춘 새로운 기업이 진입하고 있음을 뜻한다.

과거 애니메이션의 방영권을 판매하고 부가적으로 캐릭터 사업권을 허가하는 수출 방식에서 벗어난 것도 우리 애니메이션 산업의 진화된 모습이다. 극장물과 해외 공동제작 등 다양한 창구와 방식으로 해외 시장 진출 전략을 펴고 있어 해외 방송사업자 일변도의 의존에서 탈피하는 상황이다. 해외 시장에서 창출하는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려는 행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내 3D 애니메이션 제작비를 경쟁력으로 활용한,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북미 시장 우선 진출을 타진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넛잡을 비롯해 라바 등이 북미 시장을 준비 중이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애니메이션 수출은 1억2542만달러로 전년 대비 6.8% 늘었다.

애니메이션 성장과 함께 캐릭터 수출이 늘어나는 것도 고무적이다. 캐릭터는 지난해 4억4916만달러를 수출, 전년 대비 7.8% 성장했다. 두 분야가 서로 `윈윈` 효과를 거둔 셈이다.

◇음악기업 주도 세계 진출 본격화

싸이 열풍 이후 주춤했던 음악 시장도 글로벌화에 날개를 편다. 차이점은 지난 2012년 싸이 열풍이 유튜브를 활용한 개인적 차원의 해외시장 접근이었다면 지난해와 올해는 기업 차원에서 음악시장 세계 진출이 본격화됐다.

SM엔터테인먼트의 행보가 대표적이다. 회사는 지난해 울림엔터테인먼트를 그룹 계열사인 SM C&C와 합병, 울림 레이블로 전환했다. 유니버설뮤직이나 워너뮤직 등 글로벌 메이저 음악회사가 다양한 음악가를 확보해 성격이 다른 레이블을 운영하듯 아시아 대표 메이저 음악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첫 걸음이다.

삼성전자, KT, SK텔레콤 등 국내 정보통신기술(ICT)회사의 해외 음악시장 진출이 활발해진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회사마다 방식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최근 한류 붐을 타고 해외 시장 진출을 타진 중이다. 미국 애플의 온라인 음악서비스 `아이튠스`와 구글의 `플레이스토어` 등을 겨냥한 것이다.

지난해 음악·비디오 스트리밍 업체 엠스팟을 인수한 삼성전자도 미국 등 15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시장 확대가 관건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 음원시장에서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은 2015년까지 평균 44.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수출을 활용한 수익 창출 지역이 일본에 편중된 것과 음악적 다양성은 개선해야 할 점이다.

전체 음악 수출에서 일본 매출은 70% 이상을 차지했다. 수출 지역 다변화는 장기적 K팝 성장에 필수 과제가 됐다. 현재까지 해외에 진출하는 K팝이 주로 `10대 대상` `댄스음악`으로 여타 장르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국내 영화관객 2억명 돌파 해외 관심 높아

지난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관객 2억명을 돌파한 한국영화도 세계 시장 진출이 현재 진행형이다.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닦은 만큼 해외 시장 진출은 성장에 필수 관문이다.

국내 시장에서 우리 영화가 할리우드 영화를 제치고 국민의 지지를 받을 정도로 기획이나 제작능력, 영화 다양성 등이 개선된 것도 국산 영화의 해외 성공을 기대하게 하는 이유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와 김용화 감독의 `미스터고`, 오기환 감독의 `이별계약` 등이 글로벌 상영관을 두드렸다. 올해에는 글로벌 펀드에서 투자한 국제공동제작 영화 `라스트 나이츠`와 김성숙 감독의 `무명인` 등이 해외 개봉을 앞뒀다.

또 미스터고 시각효과를 담당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CG제작사 덱스터디지털이 중국 영화 `몽키킹`과 `지취위호산` 등의 후반 작업에 참여한다. 내년 중국에서만 매출 200억원 이상이 기대된다. 특히 정부가 올해 중국과 공동제작 협정을 맺은 데 이어 영국, 인도네시아와도 공동제작협정을 체결할 예정이어서 영화 글로벌 공동제작 바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애니메이션·캐릭터, 음악, 영화 외에도 드라마, 출판 역시 한류를 이끌겠다는 각오는 대단하다. 전자책 업체 역시 소프트웨어(SW)와 솔루션을 중심으로 수출 기대감이 높고 방송 드라마 역시 세계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정민 한국창조산업연구소장은 “한국 콘텐츠 산업이 정부와 민간의 다양한 수요 발굴로 글로벌화 기반을 조성했다”며 “앞으로 콘텐츠 수요가 디지털과 스마트화라는 두 변화로 이뤄지는 만큼 이에 익숙한 우리 콘텐츠의 해외 확산이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콘텐츠산업 분야별 매출 실적 및 전망

자료: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산업 분야별 수출 실적 및 전망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