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재 기업들이 디스플레이·터치스크린패널(TSP)의 핵심 소재인 투명전도성 필름 사업에 새해 다시 도전장을 내민다.
투명전도성 필름은 가시광선 투과율이 85% 이상으로 인듐주석산화물(ITO) 필름, 은나노와이어필름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는 ITO 필름과 ITO 필름 대체 시장을 개척해 중대형 분야에서 승부수를 띄운다는 전략이다.
ITO 필름 시장은 LG화학·한화L&C 등이 국산화에 성공했지만 일본 니토덴코가 여전히 70%가량을 장악하고 있다. 후발 주자 LG화학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새해 신규 양산라인을 가동한다.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점착제를 비롯한 기초 재료까지 내재화했다.
그룹 내 경쟁도 정리됐다. ITO 필름 시제품을 개발하는 등 이 분야 사업을 검토했던 LG하우시스가 LG화학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이를 통해 새해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중대형 제품을 중심으로 ITO 필름 대체 움직임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체 필름은 은나노나 메탈메시 등을 사용한 투명전도성 필름을 말한다. IHS에 따르면 올해부터 시범 채택 움직임을 보인 ITO 대체 필름이 2017년에는 전체 면적의 34%가량을 차지할 전망이다.
SKC는 고분자 투명전도성 필름(TCF) 사업에 재도전한다. SKC는 지난 2010년 세계 최초로 전도성 고분자를 이용해 ITO 필름을 대체할 수 있는 필름을 상용화했다. 윈도8 출시 이후 상용화에 기대를 걸었지만 ITO 필름의 벽을 뚫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수주와 함께 양산할 수 있는 준비를 해 놓은 상태다. 새해 마케팅에 다시 한번 시동을 걸 예정이다.
메탈메시 방식 TSP 양산을 중단했던 미래나노텍도 새해 하반기부터 다시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올 4분기 들어 메탈메시 방식 TSP 기술을 줄줄이 특허 등록했다. 12월까지 취득한 특허는 총 7개로 롤투롤 방식 TSP 제작 기술부터 음각 충진 메탈메시 방식 기술 등 다양하다.
은나노와이어 필름 성장도 기대된다. LG전자는 23인치 은나노와이어 필름 상용화에 성공했다. 저항이 낮고 깨지지 않는 강점 때문에 ITO 필름을 대체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새해 투명전도성 필름 시장의 변화가 기대된다”며 “일본 ITO 필름 생산능력에 한계가 있는데다 새해에는 중대형 시장이 움직이는 등 국내 기업이 기대할 호재가 많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