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눔(Noom)`은 스타트업 열풍이 시작된 후 지금까지 정부와 업계, 창업자가 일관되게 부르짖는 이른바 `글로벌`에 가장 근접한 기업이다. 법적으로 미국 회사지만 눔을 이끄는 수장은 한국인 창업가 정세주 대표다.
2007년 안드로이드 앱을 출시한 후 `눔 다이어트 코치` `눔 워크` `눔 카디오 트레이너` 3개 앱으로 총 2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건강 분야 최고 모바일 기업으로 도약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구글 차세대 레퍼런스폰 `넥서스5`의 헬스케어 기능 시연을 위한 레퍼런스 앱으로 선정돼 현지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정 대표는 눔코리아 설립과 일본·독일 진출, 구글 레퍼런스 앱 선정 등으로 바쁘게 달려온 지난해를 본격적인 성장 기반을 다진 시간이라고 평가했다. 성장을 위한 우수 인재를 적극 유치한 게 지난해 가장 큰 성과란 설명이다. 인적자원 확보에 집중하면서 1년 새 직원이 두 배가 됐다. 현재 직원은 52명으로 흔히 말하는 스타트업 규모를 벗어났다.
“대중이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어려운 환경에서 고생하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지원책은 경영자 입장에서 정말 감사하지만 특혜 안에 머물면 스타트업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때가 되면 성장을 해야죠. 눔은 지난해 내부 성장을 위한 준비 시간을 가졌으니 새해는 본격 성장을 이룰 겁니다.”
성장을 위한 준비는 인력뿐이 아니다. 눔코리아를 중심으로 경험도 쌓았다. 지난해 활동을 시작한 눔코리아는 안드로이드 부분 건강 분야 매출 1위를 기록하며 200만 사용자를 확보했다. 성과보다 중요한 건 한국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테스트베드란 사실이다. 브랜드 확립과 소셜·오프라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서비스 피드백을 받으며 필요한 경험과 정보를 쌓았다.
“한국만큼 까다로운 시장도 없습니다.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 반응도 빠르고 요구 수준도 높습니다. 서비스 업데이트도 안하는 사용자가 상당수인 미국과는 다르죠. 그래서 한국에서 통하면 세계에서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눔코리아가 지난해 한국에서 실행한 마케팅·브랜드 확립 활동, 차곡차곡 모은 고객 데이터가 향후 글로벌 진출의 토대가 될 겁니다.”
`빠르고 강한 성장`이 정 대표가 제시한 눔의 새해 슬로건이다. 더 많은 사용자에게 눔이 제공하는 최고의 서비스 경험을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은 무르익고 있다.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나이키 퓨얼밴드와 핏빗, 조본업 등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가 등장하며 헬스케어 시장이 IT핵심으로 부상했다.
눔은 여러 하드웨어 플랫폼 중 스마트폰에 주력한다. 별도 구입이 필요한 웨어러블 기기보다 대다수가 이미 지닌 스마트폰이 좀 더 대중적인 시장이다. `눔 워크`와 `눔 다이어트 코치`가 헬스케어 기능을 더한 구글 넥서스5 레퍼런스 앱으로 선정되며 이미 시장에서 앞서 가고 있다. 웨어러블 시장은 규모가 성장하면 언제든 진출할 계획이다.
새해에는 영향력 있는 회사와의 제휴도 확대한다. 제휴는 모바일을 넘어 오프라인에 초점을 맞춘다. 음식점과 병원, 헬스클럽, 뷰티산업 등과 접점을 확대한다. 눔이 수집한 사용자 음식섭취 정보와 체중·운동기록과 기존 오프라인 산업의 시너지 효과가 분명한 만큼 이들을 엮는 기술 플랫폼으로 거듭난다.
글로벌 진출 확대도 빼놓을 수 없다. 정 대표는 “내년 오프라인 확대와 함께 해외 진출도 적극 타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페인어 기반 국가와 중국 시장에도 도전할 계획”이라며 “현재 1000만건인 눔 다이어트 코치 다운로드 수가 올 연말에는 2000만건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