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을 견인한 품목은 스마트폰 등 IT관련 제품과 자동차로 대별된다. 이는 그대로 대한민국 경제상황에 투영돼 삼성전자와 현대차라는 양대 산맥을 잉태했다.
실제 삼성과 현대차그룹은 500대 기업 총이익(2012년도 결산)의 56.9%, 영업이익의 44.4%를 점유할 만큼 절대적인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정도로 세계시장 지배 여부는 대한민국 경제의 바로미터다. 현대와 삼성은 자동차 부품과 스마트폰 부품 및 액세서리 등 이른바 후방 산업에까지 파급력을 미친다. 이들을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이끌었고 다른 `코리안 메이드 프로덕트`에 대한 세계인의 신뢰도 높인다.
이제 세계인에게 한국은 제조업 기반이 튼튼한 나라로, `메이드 인 코리아`라면 우수한 품질을 담보하면서도 일본산보다는 저렴하고 중국산보다는 세련됐다는 이미지를 심어준다.
◇우리가 만들면, 세계가 쓴다.
세계 스마트폰 10대 중 4대는 한국산이다. 스마트폰 대중화의 문은 애플이 열어놓았지만 시장을 장악한 것은 한국산이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50%에 이를 정도다. 앞으로도 당분간 한국산 스마트폰의 세계시장 평정 신화는 계속될 전망이다.
대한민국은 이제 자타가 공인하는 IT강국이다. 여기에는 전제 조건이 있다. 세계 시장을 석권했느냐의 여부다.
다행히 한국의 전자산업은 태동기인 1970년대부터 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성장·발전해 왔다. 그 결과 지금은 스마트폰을 필두로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을 비롯해 전자레인지, 오븐, 원액기, 청소기까지 다양하게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수출로 인한 경제발전뿐만 아니라 우리가 연구·개발하고 만든 제품을 전 세계인이 함께 쓰는 시대를 맞은 것이다.
여기에 숨은 일꾼은 부품·소재다. 이들 산업의 든든한 지원이 없었다면 휴대폰, TV, 냉장고 등 완제품의 수출 신화 역시 없었다.
지난 2012년 기준 소재·부품 수출은 전체 수출의 47.2%를 차지했다. 특히 소재·부품의 무역특화지수는 지난 2007년 0.12에서 2012년 0.23으로 올랐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했던 소재의 무역특화지수도 같은 기간 0.02에서 0.14로 상승한 것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갑오년 새 시장에서 새 장을 연다.
본지가 신년 특별기획으로 국내 최고경영진(C레벨)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들 C레벨들이 가장 유망하게 보는 시장은 미국도, 유럽도, 일본도 아닌 `인도`와 `동남아시아`였다.
세계에너지기구에 따르면 2030년까지 세계 에너지소비량이 지금의 40% 가까이 증가하는데 이 가운데 한국을 포함한 중국, 인도 등의 아시아지역 에너지수요는 35% 수준을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너지를 쓰는 곳에 돈이 몰리고 돈이 몰리는 곳에 신흥 시장이 형성되는 것은 굳이 경제학 교과서를 펼치지 않아도 불변의 법칙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안정적인 설비와 세계 최고 수준의 무정전 기술 등을 무기로 개도국 빅 마켓으로 부상하고 있는 전력시장에서의 코리아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국내 발전사와 건설사들이 속속 신흥 해외 전력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며 수주실적 면에서도 속속 성과를 올린다.
수조원대에 이르는 해외 전력사업은 그 규모만큼이나 유관 산업 부양 효과가 뛰어나다. 수만 개의 자재와 부품, 기기들이 사용되는 발전소 특성상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 진출하는 사례도 많다.
2014년은 국제 스포츠의 해다. 러시아에서는 소치 동계올림픽이, 브라질엔 월드컵이, 인천에선 아시안게임이 각각 열린다.
세계 시장에서 승부를 봐야할 대한민국에게는 다시없는 국운상승의 기회다. 국제 스포츠 행사는 단순한 체육 대전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정창덕 고려대 교수는 “이들 세계 빅매치 이벤트에 대한민국 수출 제품과 서비스의 우수성을 접목해야 한다”며 “이른바 `코리안 메이드` 제품의 적극적인 스포츠마케팅을 통해 해외 시장을 석권하는 새해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