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레벨 설문조사] 신년 IT, 인도·동남아를 노려라

[C레벨 설문조사] 신년 IT, 인도·동남아를 노려라

“새해는 무조건 해외진출입니다. 한국서 돈 벌 생각은 이제 없어요.”

김숙희 솔리데오시스템즈 사장의 새해 포부다. 공공정보화를 주력으로 해온 솔리데오다. 하지만 헐값 낙찰과 가격 후려치기, 꼼수 조달심사 등이 만연해 있는 국내 시장을 상대로는 `자존심` 상해 장사 못하겠다는 김 사장이다.

그가 정조준하고 있는 곳은 인도네시아. 이미 지난해 가을 인도네시아 텔콤악세스(PT Telkom)와 스마트빌딩사업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솔리데오의 스마트빌딩솔루션은 자카르타의 기존 빌딩인 인티랜드타워(27층)와 신축 빌딩인 텔콤랜드마크타워(48층)에 각각 새해와 2017년에 적용된다.

LG전자는 작년 인도 시장에서 에버쿨 냉장고로 현지서 `대박`을 냈다. 열악한 현지 전력 사정상, 정전이 빈번한 인도에 특화한 제품이다. 전원이 끊긴 후에도 냉장실은 7시간 동안 냉기를 유지한다.

연구진이 델리·방갈로 등 인도 4개 도시를 돌며 현지인의 삶을 관찰했다. 이 과정에서 찾아낸 핵심 아이템이 `우유`다. 인도인은 우유 관리에 많은 정성을 쏟는다. 따라서 정전이 되면 우유가 상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걱정한다. 이같은 소비자 심리를 꿰뚫어 본 게 LG전자의 신개념 에버쿨 냉장고다.

이같이 미국이나 일본, 유럽이 아닌, 인도와 동남아 등 제3시장이 뜨고 있다. 이는 이번 전자신문 신년 특집 설문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인도·동남아, 신흥 글로벌마켓으로 부각

새해에 새롭게 공략해야 할 글로벌 메가 마켓으로 응답자들은 `인도 및 동남아시아`(59.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 지역은 2위권인 남미(18.8%)나 중동·북아프리카(17.8%) 등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비중을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새해 전략적 공략지로 `인도 및 동남아`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최고경영진들이 `국내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신흥 시장으로서 주목하고 있다`는 정세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현지 내수 및 소비 심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응답도 높았다.

2014년 세계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IT제품 또는 서비스로는 `스마트폰을 포함한 휴대폰`(43.6%)과 `모바일SNS`(15.8%)가 꼽혔다. 특히 모바일 SNS가 선정된 것은 국내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한 SNS 기업들이 전세계 시장에서도 활약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라인`의 경우 지난해 일본 등 전세계에서 가입자 3억명을 돌파했으며, 카카오톡도 가입자 1억5000만명을 넘기며 지속적인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는 `그린`분야가 매력 여전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4년 투자를 희망하는 분야로 `친환경 산업`(20.8%)과 `IT 융합산업`(13.9%)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산업에 투자를 희망하는 이유는 주로 `투자 확대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 같아서`(47.6%)인 것으로 조사됐다. IT융합 산업의 경우 `시장 성장세가 높을 것 같아서`(50.0%) 투자를 희망한다고 응답자들은 언급했다.

이동통신 및 네트워크 산업에 투자를 희망하는 이유로 향후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85.7%)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LTE 이용자 점유율의 증가 추세에 따라 새해에도 포스트 LTE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영향을 끼쳤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새해 투자 희망 분야 중 하나인 IT 융합산업 중 `의료IT`(32.7%), `에너지IT`(30.7%), `자동차IT`(25.7%) 등에 대해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ETRC 측 분석이다.

◇현 정부 `창조경제`엔 평가 인색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1년여가 지난 지금 `창조경제` 정책에 대해 40.6%가 부정적이었다. 이 가운데 `매우 잘 못하고 있다`는 응답도 12.9%에 달했다. 반면, 긍정적 평가는 17.8%에 그쳤다.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이 `명확한 정책 가이던스`(53.5%)가 우선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음으로는 `대중소 상생 및 투명한 갑을 관계 정착을 위한 노력`(21.8%), 원칙은 허용하고 예외를 금지 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의 규제 전환`(12.9%) 등이 선결돼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창조경제를 추진시키기 위해 `소프트웨어·솔루션`(27.7%)을 핵심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게임 등의 콘텐츠 산업`(21.8%), `그린 IT`(19.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휴대 단말`의 추락이다. 응답자들은 새해 국내 IT산업의 선도할 분야로 스마트폰 등 휴대 단말을 꼽으면서도, 창조경제 추진을 위한 핵심산업으로는 응답자의 불과 1.0%만이 휴대 단말을 선택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이는 국내 기업인들은 창조경제를 중장기적 정책 관점에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며 반대로 스마트폰 등 휴대 단말은 당장 1~2년내 인기상품으로는 여겨도, 미래 시장을 선도할 아이템으로는 보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 밖에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응답자들은 `누구나 도전이 가능한 사회 인프라 조성`(44.6%)이 가장 시급하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공정 경쟁이 가능한 환경과 관리 감독`(37.6%)과 `실패해도 인정해 주는 환경 조성`(14.9%)이 마련되길 희망했다.

2014년 IT 시장 전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담은 ‘2014년 IT 산업 전망, `C레벨에게 물었습니다.` 보고서를 전자신문 리포트몰(report.etnews.com)에서 내려받기 할 수 있습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