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전력수급에 구슬땀이 흐른다

겨울 동장군이 찾아올 때면 유독 바빠지는 곳이 있다.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는 겨울철 전력피크에 대비해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여름보다 겨울철 전력사용량이 높아지면서 동절기 수급대책에 더 많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31일 찾아간 한국남동발전 분당복합화력발전처도 안정적인 전력생산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었다. 휴일을 앞두고 한산한 사회 분위기와는 달리 이곳 발전소 직원들의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정부는 겨울철 전력 위기가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발전소 현장은 매일 비상상황 훈련을 하며 한결같은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사고는 오히려 안전하다고 느낄 때 발생할 수 있다며 항시 긴장의 끈을 조이는 모습이다.

분당복합화력은 수도권 전력의 품질을 책임지는 곳이다. 설비규모 922㎿로 원전 1기와 맞먹는다. 야간에는 일부 발전소가 급전대기 상태로 있지만 전력사용량이 증가하는 낮에는 가스터빈 8기와 스팀터빈 2기가 모두 가동하며 전력과 열을 생산해 전력피크에 대비하고 있다.

이번 겨울에는 설비고장과의 100일 전쟁을 선포했다. 준공한 지 20년이 넘은 발전소로 사람으로 따지면 노년기에 접어든 만큼 유지보수 역량을 총동원해 무고장 운전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임택 남동발전 분당복합화력발전처장은 “발전소 기동 대기자와 비상 대기자들은 오전 6시부터 출근해 현장 업무에 임하고 있다”며 “발전설비 운전상황은 메신저를 이용해 전 간부직원이 실시간 공유하고 설비 담당직원은 항시 순찰을 돌며 설비의 운영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한 대비도 철저하다. 설비고장에 대비해 주요 장비와 부품은 예비품을 미리 보유한 상태다. 유사시 긴급복구가 가능한 부품조달 시스템과 비상연락체계도 갖췄다. 발전소 고장이 발생하면 협력회사의 정비인력들이 긴급복구를 위해 2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

하루 1만7046㎿의 전력과 1만2651㎉의 열을 생산하고 있지만 오히려 이곳 직원은 에너지 절약이 습관처럼 굳어졌다. 여름과 겨울 계속되는 전력피크에 조명과 냉난방기를 끄던 행동들이 익숙해진 지 오래다. 이날도 사무실 실내온도는 18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엘리베이터 등 불필요한 설비는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발전소 내 사용전력을 최대한 줄여 조금이라도 전력을 밖으로 내보내기 위함이다.

새해 신정에도 업무는 계속된다. 이곳에서 휴일과 연휴는 다른 세계의 이야기다.

김종삼 분당복합 발전운영팀 차장은 “휴일에 쉬지 못한다는 불만보다 발전소의 안정적 운전으로 동절기 전력수급에 기여한다는 보람이 더 크다”며 “가족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게 한다는 마음으로 발전소 안정 운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