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자동차용 충전기 가격이 1년 새 절반가량 떨어졌다. 가격 하락 영향으로 새해 국내 출시되는 전기차 5~6종과 함께 민간 충전인프라 확대에 가속페달을 밟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기차용 완속충전기 가격이 2012년 말 330만원에서 최근 160만원으로 공공시장에서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1년여 만에 50% 이상 떨어진 셈이다.
올해 환경부 산하 환경공단이 발주한 충전인프라 설치·구매 사업의 완속충전기 가격은 250만원에 공급된 반면에 지난달 광주시가 발주한 완속충전기는 160만원에서 입찰됐다. 또 20분 전후에 충전이 가능한 급속충전기 가격도 2010년 4600만원에서 2012년 2800만원으로 떨어졌다. 최근에는 기존 `차데모(CHAdeMO)` 방식에 르노의 `교류 3상`까지 추가한 듀얼방식의 급속충전기가 시장에 나왔지만 가격은 3100만원에 거래돼 급속충전기 역시 점차 인하되는 추세다.
박광칠 환경부 전기자동차보급팀장은 “조달청이 부품원가 등을 산정해 반영한 입찰 기준 가격이 떨어지면서 충전기 시장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지난해 300만원 안팎의 완속충전기 가격이 올해는 200만원 이하로 거래되면서 충전기 가격은 점차 떨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새해에는 민간 건설 분야에도 전기차 충전인프라가 확대될 전망이다.
관련 주무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일정 규모 이상의 아파트나 공동주택 등을 대상으로 전기차 충전기 설치 의무화를 검토 중인데다 충전기 가격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단지 내 전기차 운영자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완공 후에도 추가 충전설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별도의 전용 주차장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로 새해 전국에 건축되는 신규 아파트에 약 200기의 전기차 충전기 구축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신규 아파트 건설 설계에 반영된 충전기는 700기가 넘고 기존 아파트단지에도 충전인프라를 확충하는 추세다.
충전기 업체 관계자는 “향후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판단돼 아파트 건설사들이 충전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미국 등 해외 시장과도 경쟁할 수 있는 가격이 담보돼 새해에는 국내 민간 수요뿐 아니라 해외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