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 `플러스 알파` 전략으로 경쟁사 추격 따돌린다

`플러스 알파(α)로 추격을 따돌린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무섭게 추격하는 경쟁사를 따돌리기 위한 `나만의 기술`을 잇따라 선보인다. 초고선명(UHD) TV 시장에서와 같이 단기간에 범용화된 기술만으로는 차별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기술력 과시임과 동시에 경쟁사의 추격 의지를 꺾기 위한 전략이다. 양사는 이달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가전행사인 `CES 2014`에서 이들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TV에서는 `커브드(곡면)`에 이어 `플렉시블(가변형)` 기술이 꼽힌다. 리모컨으로 TV 화면의 곡률을 바꾸는 것이다. 평면을 곡면으로 또는 반대로 변경하는 것으로 곡면보다 한 단계 진화한 기술이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곡면 TV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로 만든 LG전자와 삼성전자 제품이 유일하다. 소니가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가전쇼에서 곡면 LCD TV를 출시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도 곡면 LCD TV를 선보였다. 이달 CES에서 삼성·LG전자는 105인치 곡면 LCD UHD TV를 선보이며, 가변형 TV 시제품 역시 공개 가능성이 크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사장은 지난해 말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가변형 TV 개발 사실을 인정했다.

`화질`과 `스마트 기능`에서도 차별성이 나타난다. 새해 삼성·LG전자 UHD TV 화질은 1100만 화소(5120×2160)로 풀HD와 비교해 5배 이상 뛰어나다. 일반적으로 UHD TV는 800만 화소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쿼드매틱 픽처 엔진`을 적용, 일반 콘텐츠를 UHD급으로 재생할 수 있도록 했다.

TV와 가전에서 나타나는 스마트 기능도 경쟁사 추격 의지를 꺾기 위한 전략 일환이다. 국내 양사는 스마트폰 개발에서 확보한 기술을 TV·가전제품에 적극 도입한다. 그동안 스마트 기능은 혁신성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앞으로는 실용성에 방점을 둔다. 가전에 메신저서비스 `라인`을 결합한 LG전자 `홈챗`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소비자는 가전제품과 메신저로 대화하며 원격 제어와 모니터링, 콘텐츠를 공유한다. 메신저서비스를 가전에 결합한 것은 처음이다. 삼성전자도 CES에서 스마트 기능 접목 가전제품을 대거 공개할 예정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한 행사에서 “지난 30~40년 동안 가전제품은 큰 변화가 없었다. 이제는 IT를 접목해야 한다”며 “삼성전자는 디지털형 가전제품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으며 이 영역을 개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CES 2014에서 손가락으로 TV 화면을 바꿀 수 있는 `핑거 제스처` 기능도 공개한다. 스마트TV 조작이 복잡하다는 기존 관념을 깨는 것으로 `린백(lean back, 소파에 기대어 편하게 시청)`에 충실한 기능이다. 손가락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시키면 이전 화면으로 돌아가는 형태다. 삼성전자는 핑거 제스처 기능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도 공개할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2위로 1등을 추격하는 것보다 1등 자리를 지켜내는 것이 더 어렵다”며 “무섭게 추격하는 중국업체와 재도약을 모색하는 일본업체를 견제하긴 위한 국내 기업 노력의 결과물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