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1년 맞은 코웨이, `웅진` 떼고 홀로서기 성공했지만..

새해 1월 2일자로 매각 1주년을 맞은 코웨이가 `웅진` 없는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코웨이는 지난해 1월 2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매각 대금 납입을 완료하면서 웅진그룹의 품에서 떠났다. 불황과 최대주주 교체 등 이어진 난관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 5조원대 국내 최대 환경가전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한편에서는 `1등기업`으로 고가 브랜드 고착화와 지나친 수익화에만 집중해 신기술·신제품 개발 투자의지가 약화될 상황도 우려했다.

업계에 따르면 정수기 기반의 렌털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은 최대 100여개에 이르지만, 코웨이가 시장점유율 절반을 넘는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청호나이스를 위시한 2위그룹과는 격차가 날로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목표했던 1조9200억원 매출 달성도 확실시된다. 31일 기준 시가총액 5조1000억원도 1년 전 3조원대 기업가치에서 2배 상당 뛰었다.

이는 코웨이 경영진의 발빠른 경영 전략에 기인한 바가 크다. 위기도 있었다. 매각 직후 코웨이 고객 절반에 해당하는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알려졌고, 분리 과정에서 잡음으로 7년간 회사를 이끌었던 홍준기 전 대표가 회사를 떠났다.

코웨이는 위기를 기회 삼아 기존 조직을 최대한 살리면서 수익 개선이 가능한 부분에서 회사 보유 역량을 최대한 활용했다. 회사는 웅진코웨이 전략기획본부장을 거쳐 당시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김동현 대표 중심으로 조직을 정비했다. 렌탈 및 멤버십 가격을 인상하면서 서비스도 강화했고, 외주로 주었던 원액기, 안마의자 등도 자체 브랜드 개발·판매로 전환했다.

미래 경영을 위한 전문인력 영입도 빨랐다. 연말에 새롭게 영입된 이재호 부사장(CFO)는 국내 최고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의 성장 및 해외진출을 이끌었던 핵심인력이다. 이 부사장이 유료 가입자 기반의 추가 수익모델 창출 등 노하우를 가진만큼 기존 생활가전업계와 차별화된 매출 기반을 만들 것이 기대된다. 해외사업에서도 중국발 미세먼지는 코웨이의 실적이 향상될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필립스를 통해 ODM으로 중국에 판매되는 코웨이의 공기청정기는 현지 시장장점유율 50% 상당을 차지할 정도다.

하지만 내실경영으로 인해 신제품 개발 및 연구개발(R&D) 투자가 약화되는 것을 우려도 제기됐다. 수익 현실화를 내세우면서 가격인상을 단행했고, 지난해 내놨던 `한뼘2` 정수기는 적외선센서 등을 이용한 첨단장치 추가를 이유로 월 렌털료도 3만원대에서 4만원대로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코웨이는 모기업의 경영 실패로 인한 충격도 컸지만, 책임경영을 통한 계속된 투자로 업계를 대표하는 혁신 제품들을 내놓을 수 있었다”며 “고착화된 브랜드 이미지와 수익화 목표때문에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보급형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