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이 머리카락 굵기 극소구경 드릴을 자동으로 세척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세계서 처음으로 개발했다.
인스턴(대표 국연호)이 개발한 극소구경 드릴 자동세척기는 미세한 물줄기를 쏘는 워터젯(water-zet) 방식으로 초미세 직경 드릴의 골에 끼인 불순물을 씻어내는 역할을 한다. 이 기술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해보이지만 실제로는 강한 물의 압력 때문에 미세한 드릴 촉이 부러져 못쓰게 되는 문제점이 있어 지금까지 상용화하지 못했다.
인스턴은 양쪽에서 동시에 물줄기를 분사하는 대칭 워터젯 방식을 세계 최초로 고안해 특허를 등록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100bar의 수압을 정확한 지점에 쏘도록 자동으로 컨트롤하는 정밀제어 시스템에 있다. 이는 주어진 상황정보를 학습해 이를 스스로 제어하는 로봇인 이른바 `학습로봇`이 조작한다.
이 회사는 학습로봇이라는 기술을 기반으로 최근 세계 최초로 극소구경 드릴 연마 시스템을 개발한바 있다.
그동안 초미세 드릴 세척은 초음파 방식으로만 가능했다. 초음파 진동파장에 의해 드릴 골에 낀 불순물이 분리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40%의 불순물이 그대로 남는 단점이 있다. 남은 불순물은 점토 같은 물질로 떼어내는 작업을 거치지만 이 역시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는다. 결국 극소구경 드릴은 불순물을 제거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그동안 전량 폐기처분돼 왔다.
인스턴이 개발한 극소구경 드릴 자동 세척기는 이처럼 폐기돼 온 극소구경 마이크로드릴비트를 전량 재연마할 수 있어 자원낭비를 줄이는 효과가 크다. 이번 기술은 특히 드릴 세척 외에도 의료용 주사기, 나노사이즈 부품 등 정밀부품 세척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연호 사장은 “극소구경 드릴 세척기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5000대가 필요해 관련 시장 규모는 2500억원에 달할 전망”이라며 “이번 기술을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0년 1월 설립된 인스턴은 현재 마이크로드릴비트 관련 국내외 특허 8건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극소구경 드릴 연마 시스템을 PCB 세계 5위인 중국내 대만기업 T사에 공급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한편, 극소구경 드릴은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의 핵심부품인 인쇄회로기판(PCB)에 칩을 올려놓기 위한 미세한 구멍을 뚫는 부품이다.
구미=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