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전 분기보다 18%나 줄어든 8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국내 대표기업으로 고성장을 구가하던 삼성전자의 활력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삼성전자는 2013년 4분기 잠정실적(연결기준) 공시를 통해 매출액 59조원, 영업이익 8조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 분기인 3분기(59조800억원)보다 0.14% 줄었고, 영업이익은 전 분기 10조1600억원보다 18.31% 감소했다. 전년인 2012년 4분기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5.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6.1% 줄었다.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으로 지난 2012년 3분기 기록했던 8조600억원 이후 최저다.
이날 발표된 실적은 기존 시장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로 받아들여진다. 증권사 12곳의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9조4000억원이었다. 이날 공개된 영업이익은 이를 12%나 밑돌았다. 3분기에 17%를 넘어섰던 영업이익률도 4분기에는 14.1%로 낮아졌다.
삼성전자의 실적 둔화의 주원인은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 둔화와 원화강세, 특별상여금 지급 등이 꼽힌다. 우선 지난달 신경영 20주년 특별상여금으로 해외를 포함한 임직원에게 8000억원을 지급해 단기 비용이 발생했다. 또 원화 강세로 4분기 평균 환율이 전 분기와 비교해 4% 이상 하락하며 영업여건도 좋지 않았다.
무엇보다 삼성전자 실적에 기여해온 스마트폰의 성장둔화 우려가 크다. 여기에 전통적으로 4분기 매출을 키워온 TV 등 가전에서도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관측도 있다.
송종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일시적 성과급 지급을 고려해도 예상보다 영업이익이 많이 감소했다”며 “어닝쇼크의 주원인은 IT모바일(IM) 부문의 수익성 악화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낙관론 일색이던 삼성전자의 향후 전망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일시적 이익 감소일 뿐 올림픽 특수와 더불어 다양한 사업부문별 대응력을 회복하면 1분기에 다시 국면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지만, 주력산업 성장둔화로 삼성전자의 고성장시대가 저무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게 대두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2013년 연간기준으로는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액은 228조4200억원, 영업이익은 36조7700억원이다. 연간 영업이익은 사상 최초로 30조원 시대를 열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