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점휴점 상태였던 국내 폴리실리콘업계가 생산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업황 개선으로 가격 상승과 수요 증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생산물량이 빠르게 늘면서 국내 업계 시장 점유율도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실리콘은 여수 폴리실리콘 공장을 다음 달 재가동한다.
현재 공장 설비 점검을 진행 중이며 생산인력을 충원하는 등 폴리실리콘 생산 재개 준비 작업을 거치고 있다. 한국실리콘은 1만5000톤 규모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2월 생산에 돌입해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한국실리콘은 지난 2012년 12월 만기가 도래한 어음 80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1차 부도처리 됐다. 이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 신청을 냈고 지난해 9월 법정관리 10개월 만에 조기 졸업하면서 공장 재가동 시기를 살펴왔다. 한국실리콘이 공장 가동 시기를 2월로 잡은 것은 최근 폴리실리콘 수요와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 제품 가격정보 사이트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폴리실리콘 가격은 전주 대비 2.27% 상승한 ㎏당 19.38달러를 기록했다. 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지난 2012년 10월 초 이후 처음으로 19달러를 돌파했다. 여기에 올해 세계 태양광 설치량은 최대 49GW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시황이 개선되면서 국내 생산을 중단한 KCC도 폴리실리콘 해외 사업을 다시 시작한다. KCC는 MEC와 사우디아라비아에 설립한 폴리실리콘 생산 합작법인인 PTC를 통해 3000톤 규모의 생산시설을 상반기 가동한다. 사우디를 거점으로 폴리실리콘 사업을 재개하고 국내 생산라인은 향후 시장상황에 따라 재가동 시기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폴리실리콘업계가 활동을 시작하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폴리실리콘 생산물량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폴리실리콘 제조 공장을 준공한 한화케미칼이 3월부터 1만톤 폴리실리콘 공장에서 본격 양산을 추진하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2만톤 이상 신규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가동되는 국내기업 폴리실리콘 생산라인만 연산 7만톤 규모에 달해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폴리실리콘 생산지역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전망이다.
폴리실리콘 제조사 고위 관계자는 “올해 세계 태양광 수요가 40GW를 넘어서면 폴리실리콘 수요는 24만톤 이상으로 늘어나지만 현재 가격에서 햄록, 바커 등 정상권 기업이 공장 가동률을 낮추는 등 당분간 생산물량은 급격한 확대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 기업이 최대 수요국인 중국의 반덤핑 관세율 등 변수의 영향에 비교적 영향을 적게 받는 등 최근 영업환경이 개선되면서 사업이 활기를 띠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글로벌 폴리실리콘 주요 기업 생산능력
국적 업체명생산능력
중국 GCL6만5000톤
독일 바커5만2000톤
한국 OCI4만2000톤
미국 햄록3만6000톤
노르웨이 REC1만8500톤
한국 한국실리콘1만5000톤
한국 한화케미칼1만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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