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가 작아지고 있다. 중·대형 차급 위주 라인업에서 벗어나 소형 차급을 들여오는 수입차 업체가 늘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이 같은 경향은 국내 소비자에게 또 다른 선택지를 제공하면서 소형차 시장마저 수입차에 내주는 결과를 낳고 있다.
8일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시장에서 배기량 2000cc 미만 차량은 8만3667대가 팔려 전체 판매량의 53.5%를 차지했다. 2011년 이 비중이 42.2%였던 것과 비교하면 2년만에 10%포인트 높아진 셈이다. 반면 지난해 3000~4000cc 차량은 4.4%가 줄었고, 4000cc 이상 차량도 10.5%가 줄었다.
수입차 업계에선 지난해부터 수입 소형차 시대가 본격 개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차에 주력하던 주요 수입차 업체가 시장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소형차를 경쟁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8월 A클래스 출시 이후 5개월 만에 526대를 판매했다. 소형차급인 B클래스까지 덩달아 인기를 끌며 판매량이 100% 가까이 증가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기존에는 많지 않던 20~30대 고객을 유치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이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C·E클래스 등 중형차로 이동하게 된다”고 말했다. BMW도 2012년 10월 출시한 1시리즈가 작년 한 해 1977대 팔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전 차종이 소형차급인 미니는 지난해 총 6300여대가 팔렸고, 폴크스바겐 신형 골프와 폴로, 피아트 500 등이 국내에 처음 소개되며 소형차 시장을 달궜다.
수입 소형차가 선전하는 사이 국산 소형차는 안방을 내줘야 했다. 현대차 벨로스터와 i30가 각각 41.2%, 32.4%씩 판매량이 줄었고 기아차도 레이 37.5%, 프라이드 32.6%, 모닝 0.6% 판매량이 감소했다. 한국지엠 역시 스파크 판매량이 5.9% 하락했다.
수입차 업체들이 올해도 소형차를 적극 출시할 계획이어서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아우디가 프리미엄 소형차 세단을 표방하며 A3 세단을 출시한 가운데 벤츠 CLA클래스, BMW 2시리즈 쿠페, 폴크스바겐 신형 골프 GTI·GTD 등 다양한 수입 소형차가 쏟아져 들어올 예정이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