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지난 2010년부터 안전행정부로 소속으로 이관되면서 기존 자연재해 영역뿐만 아니라 안전, 방재, 재난정보 등의 기술 연구를 총괄하게 됐다.

이에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복합적으로 일어나는 광범위한 재난의 선제적 정책 대응과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대규모 `미래재난 예측분석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을 뒀다.
자체기술로 분석시스템을 구축하되 텍스트분석 등엔 SAS 제품을 활용했다. `SAS 콘텐츠 카테고라이제이션 스튜디오`와 `SAS 텍스트 마이너`가 도입됐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기후변화·자원고갈·금융위기 등 재난의 정의가 폭넓어지면서 단편적 위기대응이 아닌 근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김대곤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복합재난연구실 미래재난연구팀 연구관은 “일본 정부가 `쓰나미` 사태 때 재난 대응 매뉴얼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음에도 원전 파손에서는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기존 재난 대응 방안보다 복합적인 시각에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시스템 구축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특정 재난 이슈의 상황 분석이 가능한 `단기분석시스템` △수년에서 수십 년에 이르는 모니터링으로 도출 가능한 `장기분석시스템`으로 나눠 구축했다.
단기분석시스템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접목했다. `강남역 사거리가 침수됐다` `발목까지 물이 차오른다` 등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서 재난 징조로 분류되는 키워드 발생 빈도가 높아지면 선조치가 이뤄지도록 했다. 기존 홍수측정 기계 데이터 분석만으로 대응하기엔 시간이 여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장기분석시스템은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관련 뉴스, 논문, 보고서 등의 자료를 수집해 이를 사회학·정치학·경제학적 관점으로 분류, 데이터베이스(DB)화 했다. 텍스트 마이닝을 활용한 키워드 네트워크 분석 등이 가능하도록 했다.
김 박사는 “단순히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는 것만으로는 빅데이터의 가치를 제대로 이끌어낼 수 없다”며 “데이터 분석가는 물론 분야별 전문가와 컨설턴트 등의 긴밀한 협조로 키워드들 간 연관관계를 정확하게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는 데 애를 많이 썼다”고 말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올해 고도화 작업에 나선다. 더 폭넓은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한다는 방침이다. 또 일부 수동으로 해왔던 뉴스와 논문 등의 정보 추출 작업을 자동화할 계획이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향후 빅데이터 기반 미래재난예측시스템으로 도출된 미래전략시나리오를 연간 `미래재난리포트`로 발간할 예정이다. 시나리오는 분석시스템에서 나온 이슈를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전문가와 `미래연구포럼` 각계 전문가 20여명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 만들어진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미래재난예측시스템에 기반을 두고 앞으로 미래재난 역량을 강화, 국가 위기관리 대응전략 수립에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