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기술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성능 좌우한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에서 레이저 공정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유해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레이저 공정은 미세·비접촉 가공이 가능하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것이 강점이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양산성을 높이기 위해 레이저 기술의 단점을 극복하려는 연구개발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CD 공정에서는 커팅 등 일부에만 사용되던 레이저 기술이 최근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등장하면서 많은 범위에서 활용되고 있다.

AM OLED 기판 공정에서는 실리콘 결정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서는 증착·봉지 공정후 유리와 플라스틱을 떼어내는 공정을 레이저가 각각 담당한다. 봉지 공정에서도 일부 레이저가 사용된다. 50인치 이상 대형 LCD에 사용되는 도광판 패턴 형성에도 쓰인다. 근래에는 터치스크린패널(TSP) 장비에서도 레이저를 이용한 기술이 개발돼 주목받고 있다.

레이저를 이용한 커팅 기술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레이저 커팅은 다이아몬드 휠을 이용한 커팅과 달리 잔여물을 남기지 않는다. 하지만 단면이 너무 예리하다는 점을 난제를 해결해야 하고 열에 약한 OLED 패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고도의 기술 노하우가 필요하다.

레이저 기술의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전문 업체들도 관심받고 있다. 국내 레이저 전문 기업으로는 AP시스템·로체시스템즈·엘티에스 등이 대표적이다.

AP시스템은 대면적 OLED 레이저열전사방식(LITI) 기술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차세대 레이저 기술로 신성장동력을 확보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레이저 리프트오프(LLO) 장비와 레이저 결정화(ELA) 장비 등을 모두 생산하고 있다. 이들 장비는 올해 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로체시스템즈는 지난해 고가의 레이저 커팅 장비(GCM) 비중이 급증하면서 역대 최대 매출에 근접하는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올해 역시 국내외 시장에서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엘티에스는 AM OLED에서 가장 민감한 공정 중 하나인 봉지 공정용 레이저 장비를 상용화했다. 레이저 기술로 접착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용 LLO 등의 장비도 개발했다. 향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설비 투자가 진행되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레이저 장비가 여전히 고가인데다 기술적인 난제도 많지만 무엇보다 친환경적이라는 점 덕분에 연구개발이 활발하다”며 “특히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 과정에서 레이저 기술은 활용도가 크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