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IT아웃소싱 사업자 변경이 연말 이후로 연기될 전망이다. 한국IBM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신규 IT아웃소싱 사업자 선정 절차는 무효화될 가능성이 높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법원이 동양네트웍스가 SC은행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신청에 대한 중재 요청 등으로 SC은행이 내부적으로 IT아웃소싱 사업자 변경을 연말 이후로 보류하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SC은행은 지난해 기존 IT아웃소싱 사업자인 동양네트웍스에 법정관리 개시로 새해 예정된 데이터센터 이전 지원이 미흡하다며 유지보수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IT서비스기업 대상으로 IT아웃소싱 제안요청서(RFP)를 배포, 신규 사업자 선정절차를 진행했다. LG CNS와 SK C&C 등 국내 IT서비스기업은 빠듯한 입찰일정과 낮은 가격, 무리한 서비스수준협약(SLA) 요구 등으로 제안을 하지 않거나 입찰절차 진행을 중단했다. 한국IBM이 기존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어 동양네트웍스는 일방적 계약해지 통보는 부당하다며 SC은행이 진행한 신규 사업자 선정 절차에 대한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에 대해 중재할 것을 요청했다. 통상적으로 중재 요청이 이뤄지면 3개월 동안 중재 노력을 진행하게 된다. 따라서 중재기간 내 사업자를 변경하는 것은 SC은행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한국IBM이 SC은행 IT아웃소싱을 수행할 인력이 부족한 것도 사업자 변경이 연말 이후로 미뤄진 또다른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IBM에는 은행의 정보시스템을 운영할 인력이 많지 않다”며 “더욱이 SC은행은 그동안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아 대부분 코볼로 개발된 정보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코볼 인력 구하기는 더욱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IBM은 SC은행 IT아웃소싱을 수행하기 위해 동양네트웍스의 현 운영인력을 이관받아야 한다. 동양네트웍스는 계약기간이 남은 상태에서 관련 인력 이관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SC은행의 정보시스템 운영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은행 내부적으로 당초 계약기간인 연말까지는 동양네트웍스로 사업자를 유지하고 2015년에 사업자를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IT서비스업계는 사업자 변경이 연말 이후로 미뤄지면 SC은행이 사업자 선정 절차를 원점에서 재추진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SC은행의 IT아웃소싱 사업 현황 일지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