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온라인 스토어 판매 액세서리 AS는 `나 몰라라`

애플이 자사 온라인 장터에서 판매하는 액세서리 상품 애프터서비스(AS) 정책에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애플과 해당 상품을 공급하는 해외업체 한국지사가 유통 구조를 둘러싼 입장 차이 때문에 서로 AS 책임을 떠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아이패드 에어 등 애플이 신제품을 출시되면서 관련 액세서리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9일 온라인 유통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자사 홈페이지에서 판매하고 있는 인케이스, 벨킨 등 해외 브랜드 액세서리를 구매한 한국 고객에게 AS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다. 자사 브랜드로 출시한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AS 대상 품목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애플은 각 해당 상품 판매 페이지에 “애플 브랜드 이름이 포함되지 않은 제품은 제조업체에서 전적으로 서비스하고 지원한다”며 “기술 지원 및 고객 서비스는 제조업체에 직접 문의해야 한다”는 설명을 기재했다.

하지만 해당 제조사 국내 지사의 입장은 애플과 다르다. 애플이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품은 미국 본사가 직접 공급·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지사는 AS 의무가 없다는 주장이다.

애플 온라인 스토어에서 맥북·아이패드 전용 백팩, 보호케이스(파우치) 등을 판매하고 있는 인케이스가 대표적이다. 인케이스코리아 관계자는 “애플 스토어 상품은 한국지사가 판매한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고객에게 AS 혜택을 제공할 수 없다”며 “해당 상품 구매자가 AS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애플에 직접 문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벨킨도 상황은 같다. 벨킨코리아는 문제가 발생한 모델이 국내 유통 상품과 동일하다면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일부 교환은 가능하지만 애플과 별도 합의한 AS 정책은 없다는 설명이다.

애플 고객 센터에서는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단순 교환·환불은 가능하지만 애플이 자체적으로 AS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다”며 “제조사 한국지사에 다시 한 번 문의하거나 월드 워런티 혜택을 제공하는 다른 상품을 찾아 구매하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안내했다.

애플과 공급사가 서로 책임 소재를 떠넘기는 사이 모든 피해와 불편함은 소비자에게 돌아가고 있다. 애플이 상품 판매 페이지에 AS 혜택을 요구할 수 있는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 판매자 정보를 기재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연락처를 확보한다고 해도 언어장벽, 소요기간, 배송비 등을 감안하면 고객이 스스로 AS 혜택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대다수 고객이 울며 겨자 먹기로 자비를 들여 사설 수리점을 찾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명확한 판매자 연락 정보를 기재하지 않은 이상 소비자는 애플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믿고 상품을 구매 할 수 밖에 없다”며 “병행수입 상품을 판매하는 국내 온라인 쇼핑몰도 관계 법령에 근거해 일정 책임을 지고 있는 만큼 애플도 국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