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적은 근무 환경을 선호한다. 한국 기업 주재원들은 업무를 가볍게 주고 감독을 느슨하게 하는 것이 장기근속을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충고한다.
고소득 계층은 주로 귀화한 중국계 인도네시아인 자녀들이다. 이들은 외국 유학 경험이 많아 외국인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없고, 서양식 비즈니스 스타일에 익숙하다. 중급 수준 이상의 영어를 구사할 수 있어 외국계 투자회사에서 스카우트 대상 일순위다. 종교는 개신교·가톨릭·불교 등 비이슬람이 대부분이다. 부유한 집안 자녀들이어서 고연봉을 제공한다고 해도 장기근속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성취감과 승진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으면 쉽게 이직하는 성향이 강하다.
일반 인도네시아 노동자는 아프면 결근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질병으로 인한 결근을 휴가 일수에 포함하지 않는 인도네시아 노동법 때문이다. 아파서 쉬어야 한다는 의사의 진단서만 있으면 회사에서 병결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작업자의 잦은 병가가 생산성 악화로 이어져 골머리를 앓는 우리 기업들이 많다.
시간 외 근무와 특별 근무를 싫어하는 것도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특징이다. 베트남 사람들과 정반대 성향이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가족간 유대를 중시해 주말 특근을 아주 꺼리고, 가족사로 인한 결근·조퇴 등도 일반적이다. 하루이틀 정도가 아니라 장기간 자리를 비우는 경우도 잦다. 병가가 연차 휴가에 반영이 되지 않는 것은 인도네시아 근로자 권리가 그 만큼 높다는 뜻이다. 외국인 고용주가 이를 이해하지 못해 피소를 당하는 경우도 많다.
전체 인구의 약 86%가량이 무슬림(이슬람교도)인 인도네시아에서는 무슬림 문화가 일상 생활 곳곳을 지배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30일간의 금식 기간인 라마단과 무슬림 최대 명절인 르바란이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무슬림 행사 기간에는 바이어나 정부 관계자와 오전에 일정을 잡는게 낫다”며 “중요한 미팅이나 계약도 진행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