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업계, 오픈마켓과 손잡고 B2C 시장 활로 개척한다

PC업계가 오픈마켓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며 성장 정체기에 빠진 개인 소비자(B2C)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자사 신제품이나 주력 상품을 오픈마켓 한 곳에 단독으로 제공하면서 희귀성과 차별성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12일 온라인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레노버, 에이수스, TG삼보, MSI, 에이서 등 PC 제조사는 각각 11번가, 옥션, G마켓 등 주요 오픈마켓에서 신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단독 프로모션을 추진·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PC업계가 판로를 다각화하기 위해 신제품을 출시한 후 오픈마켓, 홈쇼핑, 전문몰 등 모든 유통 채널에서 동시에 판매하기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G마켓 관계자는 “PC 제조사는 오픈마켓과 체결한 계약에 따라 자사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노출시켜 판매량을 극대화 할 수 있고, 오픈마켓은 경쟁사와 차별화된 다양한 상품군을 확보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레노버는 지난해 말 자사 신제품 3종을 G마켓, 옥션, 11번가 등 3개 오픈마켓에 각각 한 제품씩 공급하며 단독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G마켓에서는 1주일 간 태블릿PC `요가 태블릿` 1000대를 한정 판매했다. 옥션에서는 태블릿PC `S5000`을 선보였다. 11번가에서 500대 한정 판매로 진행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8 기반 컨버터블PC `믹스 2`는 판매 시작 36시간만에 준비한 물량이 모두 소진돼 기간을 연장했다. 오프라인 판매 제품과 달리 가격 할인 혜택은 물론이고 스타일러스 펜, 보호 케이스 등을 사은품으로 증정하며 소비자를 끌어들인 덕분이다.

에이수스는 옥션에서 최신 올인원PC `트랜스포머 AiO` 제품을 단독으로 할인 판매했다. 회사는 구매자 가운데 선착순 5명에게 넥서스7을 증정하는 행사를 함께 진행해 50대를 웃도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에이수스는 당초 150만원을 웃도는 고가 제품인 것을 감안해 국내 유통 물량을 150대로 제한했다. 옥션에서만 전체 물량 가운데 3분의 1에 달하는 판매량을 기록한 셈이다.

TG삼보는 70인치 모니터 `TG 빅 디스플레이 70`를 단독으로 판매하는 파트너로 11번가를 낙점했다. 100대 한정으로 진행한 1차는 36시간만에, 300대를 준비한 2차는 일주일만에 전량 판매됐다. 11번가는 팝업 광고, 배너 등을 활용해 제품을 마케팅 활동 전면에 지속적으로 노출했다. 쿠폰, 포인트, 적립금 등 할인 혜택을 제공하면서 가격경쟁력도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PC업체와 오픈마켓이 진행하는 1 대 1 매칭 전략이 성과를 거두면서 삼성·LG 등 국내 대기업도 단독 프로모션을 추진하고 있다”며 “양 업계가 B2C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