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큰 시장` 주방가전 新 카테고리 연다

주방가전 시장이 아이디어와 웰빙 바람을 접목한 고급화, 세분화 바람이 거세다. 원액기, 식품건조기 등 소형가전의 성공사례가 이어지자 한때 사양산업으로 불렸던 제빵기 시장이 새롭게 주목받는 등 주방가전 시장에 보폭을 넓히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중견기업들이 제빵기를 새롭게 선보이며 주방가전 라인업을 확대하고 나섰다. 모뉴엘은 그동안 TV, 컴퓨터, 로봇청소기 등을 개발·판매해오다 제빵기를 개발하면서 처음으로 주방가전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이디어 단계부터 개발 직군은 물론이고 마케팅 직원까지 상품화 작업에 참여했다. 제빵믹스 등은 일본 기업과도 협업해 직접 개발했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 동양매직이 찬밥 등을 활용한 건강빵 제조가 가능한 제빵기를 선보인 이후 리홈쿠첸과 한경희생활과학도 제빵기를 개발, 본격적으로 시장을 공략 중이다.

제빵기를 필두로 한 홈베이킹 시장의 부활은 지난해 일본 시장에서부터 예견됐다. 작년 전기밥솥으로 유명한 타이거가 20여년만에 홈베이킹 기계 부서를 신설하고, 히타치도 15년 만에 제빵기를 다시 내놨다. 소형가전 분야의 빠른 성장이 점쳐지면서 틈새시장 발굴에 나선 것이다.

소형가전은 소득향상, 독신가구 증가, 삶의 질에 대한 관심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특히 다품종 소량생산과 시장 대응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중소기업에 적합한 제품으로 손꼽힌다.

특히 먹거리 안전을 기폭제로 주방가전이 새롭게 주목받으면서 과거에는 일부 식품관련 사업장에서 쓰는 상업용 제품으로 분류됐던 식품건조기 등이 소형화돼 가정에 자리 잡았다. 가정용 식품건조기를 국내에 처음 내놓은 중소기업 리큅도 시장점유율의 80%를 차지하며 해외 매출 확대까지 노렸다. 식품건조기는 김장철 중국산 가짜 고춧가루 등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하는 수혜를 누렸다. 리큅은 식품건조기 무상 청소 이벤트까지 열면서 고객 서비스를 강화했다.

업체 관계자는 “식품건조기, 에어프라이어, 원액기 등도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 아니라 기존 제품의 기술을 바탕으로 콘셉트를 바꾸고 아이디어를 더해 새로운 카테고리를 열어 성공했다”며 “특히 과거와 달리 주거문화의 변화로 소비자가 주방가전을 인테리어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은 만큼 생활문화 및 디자인에 대한 연구 및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