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62년 쿠데타 이후 군부는 미얀마를 통치해왔다. 지난 2011년 떼인 세인 대통령 출범으로 군정이 공식 종료된 지금도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미얀마에서 사업하기 위해서는 먼저 군부를 이해해야 한다.
군사령관은 미얀마 헌법으로 상원과 하원 4분의 1을 지명할 수 있다. 대통령 선출과 개헌에도 영향력을 행사할뿐 아니라 국방장관·내무장관·국경장관도 지명한다. 현재 미얀마 의회의 80%를 장악한 연방단결발전당(USDP)은 사실상 군부 대리 정당이다.
군부는 국방안보평의회를 통해 민정을 중단하고 군정으로 바꿀 수 있는 막강한 권한도 가지고 있다. 국방안보평의회는 11명 가운데 6명이 군부 인사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군부가 미얀마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하다. 군사 정부는 군영기업 MEC와 MEHL에 많은 특혜와 면세 혜택을 부여해 막대한 자산을 축적했다. 지난 50년간 토지를 지속적으로 수용해 대부분의 공장 및 건물 부지를 통제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군부가 개혁개방에 나선 이유는 뭘까. 바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1988년 이후 서방의 경제 제재 기간 동안 중국 의존도가 굉장히 높아졌다. 중국은 이 때 자원을 비롯한 다양한 이권 사업에 뿌리를 내렸다. 영국·일본으로부터 힘겹게 독립을 쟁취한 미얀마로서는 중국의 영향력이 달가울 수가 없다. 서방과의 관계를 회복해 중국의 입김을 축소하기 위해서는 정치 개혁이 불가피했다.
미얀마 내부의 정치·사회적 측면에서도 개방은 미룰 수 없다. 지난 3년간 리비아·이집트·시리아로 시민 혁명이 확산되면서 미얀마 군부는 종전 체제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 딴쉐로 대표되는 보수 강경 군부에서 떼인 세인으로 상징되는 개혁 군부로 권력이 넘어가면서 변화는 가속화됐다.
개혁개발의 최대 수혜자가 군부라는 점도 미얀마 개방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요인이다. 미얀마 군부는 자원 및 수출 이익 독점과 각종 특혜를 바탕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그러나 대내외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군부는 독점적 이익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으로 이익을 얻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미얀마 군부는 과거 토지 등 핵심 자산을 국유화했다. 외자 기업이 토지를 매수하고, 미얀마 기업과 합작하기 위해서는 군부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동남아시아 한 전문가는 “미얀마 군부는 개혁개방의 피해자가 아닌 수혜자”라며 “정치·경제 여건상 군부의 권한이 단기간에 축소되거나 소멸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