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업계가 여느 해보다 힘든 1분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가뜩이나 비수기인데다 TV 시장이 획기적으로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그나마 기대했던 태블릿PC 시장에서도 벌써부터 패널 가격 폭락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2분기부터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 특수에 따른 신제품이 대거 출시될 예정이어서 1분기 성적표가 올 한해 실적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디스플레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은 애플 효과가 최근 주춤한데다 중저가 태블릿PC용 패널 가격도 급락하고 있다.
지난 4분기 애플의 아이폰5S와 아이패드 에어,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등 애플 신제품 인기를 타고 가장 큰 수혜를 본 것은 LG디스플레이로 파악된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스마트폰·태블릿PC용 LCD 패널 매출이 전분기 대비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에 4분기 기대 이상의 효과를 누리면서 1분기 실적에는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또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이패드 미니용 LCD 패널을 올해부터 생산하면서 경쟁에 가세할 전망이다.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쌍두마차인 양사는 2분기 이후 스마트폰과 태블릿PC용 대면적 디스플레이를 포함해 신제품이 나오면 실적 상승세를 다시 탈 것으로 기대된다.
근래 태블릿PC용 패널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업계 전반에 보내는 적신호다.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저가 패널 가격 내림세에 고심하고 있다. 중저가 디스플레이 패널이 수량으로는 압도적으로 많지만 가격 하락폭 또한 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저가 7인치 태블릿PC용 패널 가격은 최근 보름만에 4%가 떨어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4분기 재고 조정과 연구개발 투자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덕분에 1분기 비록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벗어나지 못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성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부가가치 초고선명(UHD) 패널과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태블릿PC 패널 출하량이 뒷받침되면 이익 구조를 더욱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랜 침체를 겪었던 TV 시장이 1분기부터 다소 반등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아 긍정적인 신호다. 오는 4월부터 일본 소비세가 5%에서 8%로 인상되는데다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행사 특수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데보라 양 NPD디스플레이서치 이사는 “지난해 1분기 TV용 패널 출하량은 직전 분기 대비 12% 떨어졌지만 올 1분기는 5% 정도 감소하는데 그칠 것”이라며 “올해는 TV 시장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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