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 55% `한국 투자 환경 열악해`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는 대통령 약속과 달리 외국계 기업의 절반 이상은 우리나라 투자환경이 여전히 열악하다고 평가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변하는 정책기조와 경제변수 변동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외국계 기업 201개사를 대상으로 `한국 투자환경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내 투자여건이 열악하다는 응답이 55.2%로 여건이 좋다(44.8%)는 답변보다 많았다고 13일 밝혔다.

최근 투자 환경 변화에 대해 부정적인 답변이 많았다. 최근 3년간 투자매력도 변화를 묻는 질문에 비슷하다(47.3%)는 답변이 가장 많았으나, 매력도가 떨어졌다(32.9%)는 답변이 증가했다(19.8%)는 응답을 웃돌았다.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는 정책 일관성 부족(32.5%)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경제변수의 변동성(27.0%), 규제수준 과도(23.4%), 노사갈등과 반 기업정서(10.8%), 교육 등 사회 인프라 부족(6.3%) 등을 지적했다.

반면 투자 환경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기업은 산업경쟁력(43.3%), 우수한 인력(32.2%), 중국시장 진출의 거점(11.1%), 광범위한 FTA 영토(6.7%), 생산기지로서 장점(6.7%) 등을 이유로 들었다. 작년 대비 올해 투자규모에 대해서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56.7%)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축소될 것(29.4%)이라는 응답이 증가할 것(13.9%)이라는 답변보다 많았다. 투자가 줄어들 것으로 보는 이유는 경기회복 불확실(42.4%), 규제도입·투자환경 악화(37.3%), 한국 내 수요 감소(16.9%) 등을 지적했다.

기업관련 입법 중 가장 부담이 되는 입법은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입법(35.4%)을 꼽았다. 기업관련 입법의 문제점으로는 기업과의 소통이 불충분하다(39.3%)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작년 우리나라 외국인투자 유치규모가 감소한 것은 경제성장동력 중 하나가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라며 “노동, 조세 등 기업경영여건을 개선시키는 방향으로 입법을 추진하고 최근 정부가 발표한 글로벌 기업 헤드쿼터, R&D센터 등 고부가가치 외국인투자 유치정책과 규제개혁 방안을 차질 없이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