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국부펀드가 국내 기업의 세계 진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우리들병원은 국부펀드를 이용해 UAE 진출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KOTRA가 `글로벌국부펀드 현황 및 활용방안` 보고서를 통해 2000년대 들어 오일머니와 무역수지 흑자로 막대한 외환 보유고를 축적한 나라들의 중요한 자산운용 수단으로 등장한 국부펀드(SWF: Sovereign Wealth Fund)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가 소유하거나 공공자금을 출자해 설립한 국부펀드는 지난 1953년 쿠웨이트 투자청(KIA) 설립을 시작으로 현재 6조달러 이상의 규모로 몸집이 커졌다. 모건스탠리는 2015년 국부펀드 시장 규모를 12조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세계 금융 위기의 구원투수 역할을 했던 중동 국부펀드가 최근 미국 국채 등 안전 자산 투자에서 신흥국 부동산 매입, 기업 M&A, 인프라 프로젝트 등으로 투자를 확대하는데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런 중동 국가들은 풍부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석유화학, 환경, IT·벤처 등 탈 석유산업 육성을 위한 무바달라(Mubadala), SIDF(Saudi Industrial Development Fund)같은 특수 목적의 국부펀드를 설립하고 있어 우리 기업이 이를 활용한다면 현지 시장 진출에 히든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우리들 병원은 무바달라 펀드를 적극 활용해 UAE 현지에 척추센터를 설립했다. 2012년 병원 문을 연 이후 안정적인 병원 운영이 이뤄지고 있고, 아부다비 지사 건립도 추진 중이다. 국부펀드를 이용해 현지에 진출하면 경제적 이익뿐 아니라 상호 경제협력 관계를 발전시키는 기회도 노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중동 국부펀드 이외에 노르웨이 GPFG, 중국 CIC, 싱가포르 테마섹 등의 활용방안을 제시했다. 정영화 KOTRA 신흥시장팀장은 “최근 국부펀드는 선진국 중심의 채권, 주식 투자에서 벗어나 신흥국의 주식, 사모펀드, 대체투자로 확대되고 있다”며 “우리기업의 적극적인 활용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