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조 클럽 가입을 노리던 스마트폰 부품 업체들이 뒷심 부족으로 줄줄이 탈락했다.
지난해 3분기 갤럭시S4 판매 부진 여파에 이어 4분기에는 삼성전자가 강도 높은 부품 재고 조정에 들어가면서 실적이 더욱 악화된 탓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스마트폰 부품 업체는 파트론, 인탑스 등 두 곳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매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되는 회사는 4~5곳에 달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파트론·인탑스·인터플렉스·대덕전자 등 주요 선두권 부품 업체들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실적이 극도로 저조했다. 통상 전자부품 시장은 상저하고의 계절적 패턴을 보이지만, 지난해에는 이례적으로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카메라모듈·안테나를 주로 생산하는 파트론은 지난해 매출 1조1000억원, 영업이익 1300억원을 각각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27%가량 매출이 늘었지만, 당초 목표치보다 10~15% 정도 줄었다. 파트론이 지난 2009년 이후 연평균 70% 수준의 매출 성장을 이어온 것을 감안하면 주춤해진 셈이다. 올해 파트론은 15%가량 성장한 1조27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스마트폰·태블릿PC 케이스를 주로 생산하는 인탑스는 지난해 매출 1조700억원, 영업이익 350억원으로 1조 클럽에 겨우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9.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41%나 줄었다. 특히 지난 4분기에는 삼성전자가 케이스 재고조정에 들어가면서 실적 충격이 컸다. 인탑스는 올해 지난해 수준의 매출을 달성하고, 5~6% 영업이익률을 달성한다는 보수적인 목표를 세웠다.
국내 연성회로기판(FPCB) 업계 1위 업체 인터플렉스는 지난해 매출 9850억원, 영업이익 140억원으로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거래처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전략 모델 판매량에서 부진하면서 FPCB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지난해 하반기 생산라인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고정비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인터플렉스는 올해 매출 1조1000억원을 달성해 1조 클럽 진입에 다시 한 번 도전한다는 목표다.
인쇄회로기판(PCB) 업체 대덕전자도 지난해 하반기 스마트폰 주기판(HDI)과 반도체 기판(substrate) 판매 부진으로 매출 7600억원, 영업이익 380억원에 각각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당장 새로운 성장 동력이 보이지 않아 1조 클럽에 진입하려면 2~3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시장 충격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한 부품 업체도 지속성장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며 “스마트폰 시장 매출 의존도를 줄이고 신성장동력 확보로 위험을 분산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단위: 억원)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및 업계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