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에너지와 미국 UTC파워가 국내 연료전지 시장에서 정면대결을 펼친다. 국내 연료전지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세계 정상권 기업간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료전지 제조기업 UTC파워는 부산 해운대에 28㎿ 규모 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연료전지는 수소를 연료로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차세대 열병합발전설비다. 부산시, 국내 발전사가 공동 참여하는 프로젝트로 1200억원 규모의 대형 사업이다. 현재 투자지분 등을 협의 중이며 올해 8월께 착공에 들어간다. 특히 이 사업은 UTC파워가 한국에서 사업개발자로 나서 추진하는 첫 번째 사업이다.
UTC파워는 미국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의 자회사로 세계 정상권 연료전지 제조기업이다. 지난 2010년 한국에 진출했지만 그동안 삼성에버랜드가 총판, UTC파워 인터내셔널 서비스 코리아라는 지사가 유지·보수(AS)업무를 담당해왔다. UTC파워는 올해 연료전지발전 프로젝트를 발굴부터 금융투자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개발자로서의 위상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잠실 롯데월드타워와 부산 국제금융세터에 각각 800㎾ 연료전지를 설치하며 건물부문까지 활동영역을 넓혔다.
UTC파워의 국내 사업 확대는 지금까지 국내 시장을 주도해온 포스코에너지와의 경쟁구도를 만들어낼 전망이다. 포스코에너지는 지난해 수원 발안산업단지 60㎿ 규모 연료전지 발전사업에 참여하는 등 적지 않은 성과로 시장을 선점해왔다. 최근에는 포항 연료전지단지에 1000억원 투자해 셀공장을 착공했다. 셀 생산라인이 가동되면 연료전지 100% 국산화를 달성해 제품 공급가격을 더욱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기업이 공략을 강화하는 이유는 국내 연료전지 시장이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에너지관리공단이 집계한 지난해 국내 연료전지 설치량은 106㎿. 1㎿ 설치비가 40억원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4000억원 시장을 형성했다. 연료전지 설치량은 매년 10㎿ 내외 시장을 형성해오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급증했다. 신재생의무공급제도(RPS)시행 이후 풍력 등 기존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추진이 어려워진 반면에 설치단가 하락과 가중치 상향으로 연료전지 사업성이 급격히 개선된 것이 배경이다. 업계는 RPS체제 아래서 연료전지 연간 설치량은 수년 내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연료전지 시장은 RPS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 시장으로 부상했기 때문에 해외 기업도 전략시장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국내 시장에서 국·외산 제품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품가격이 하락하고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포스코에너지-UTC파워 연료전지 제품 특성 비교
최호기자 snoop@etnews.com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