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시장 개방은 많은 것을 얻는 기회라고 판단합니다. 규제를 잘 갖추고 이를 집행하는 기관이 힘을 가질 때 시장개방에 의한 문제보다는 장점이 부각될 것입니다.”
로버트 레인 CMS 로펌 영국 전력시장개편 자문은 한국이 자신감을 가지고 전력시장의 경쟁도입을 추진할 것을 권유했다. 전력시장 개방 선도국인 영국에 비춰볼 때 시장개방에 따른 전력가격 왜곡, 사업자 단합 같은 문제보다는 에너지 안보 차원의 전력수급 안정 효과가 더 많았다는 설명이다.
레인 자문의 방한은 영국의 추가적 전력시장개편을 앞두고 현재 시장개편을 진행 중인 국가들의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이뤄졌다. 그는 한국에 이어 일본, 베트남 등을 거치며 정보를 수집할 예정이다.
레인 자문에 따르면 이번 영국 전력시장 개편은 기존보다 그 수위가 높다. 저탄소 국가 완성을 위해 석탄화력을 대체할 수단으로 민간 원전사업 육성이 그 핵심이다.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수준의 시장 개방수위다.
그는 “전력시장의 민간기업 참여와 역할 확대를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며 “민간기업에 의한 시장혼란은 개방의 문제가 아닌 관련 제도의 유무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전기요금이 비싸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인플레이션과 연료비 인상 요인을 감안하면 전기요금 인상 수준은 오히려 낮다고 설명했다.
레인 자문은 “영국은 지난해 EU국가들 중 전기요금이 저렴한 편에 속한다”며 “영국은 시장반응과 연료비에 의한 전기요금 인상을 시장원리에 맡기지만 비정상적 전기요금 인상은 규제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의 트렌드가 바뀌면 정책도 그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력시장 역시 민간사업자들이 참여를 원한다면 이를 개방해 일부 기업이 전력사업권을 마치 하나의 특권처럼 활용되는 부작용이 없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강력한 법률과 힘이 있는 규제기관 그리고 기술력 세 가지가 함께 어우러지면 전력시장 개방으로 많은 이점을 챙길 수 있다”며 “문제점과 우려보다는 먼저 시도하고 보완하는 행동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