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없어도 디스플레이 시장 회복 가능하다

지난해 중국 에너지 보조금 정책 만료로 침체에 빠졌던 TV 시장이 회복세를 타고 있다. 보조금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면서 보조금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고가 대형 제품들이 주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 TV 시장이 다시 반등하면서 TV 패널 시장도 조만간 안정세를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이후 급격히 위축됐던 중국 TV 시장이 11월 이후 성장세에 접어들었으며 고해상도 제품에 대한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가전 업체들은 지난해 중국 TV 시장이 전년 대비 약 7% 정도 성장한 것으로 추산한다. 판매량 감소에서 정상 궤도로 돌아오는 데까지 기간이 짧았던 것으로 분석했다. 에너지 보조금인 혜민 정책 덕분에 지난 2012년 6월부터 TV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다 정책이 만료된 지난 해 5월부터 급감하기 시작한 뒤 11월부터 회복된 것이다. 특히 계절적 비수기인 1월 시황도 최악은 면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중심으로 초고선명(UHD) TV 판매량이 급증하는 것도 디스플레이 시장에 활력을 주는 요인이다. 시장조사 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UHD TV 출하량은 지난해 190만대의 6.7배 수준인 1270만대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 중 78%가 중국 시장이다.

중국 범용 UHD TV 시장에 크게 관심두지 않았던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도 올해는 보급형 제품을 내놓으면서 시장 공략에 나설 태세다.

TV 평균 사이즈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LCD 수요는 면적 기준으로 지난해 1억4100만m²에서 1억5400만m²로 증가할 전망이다.

각종 스포츠 이벤트도 디스플레이 시장 회복에 힘을 주는 요인이다. 동계 올림픽을 시작으로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TV 업체들이 본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면 패널 수요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TV 보조금이 부활하면 일시적으로 활력을 주겠지만 그 직전까지는 기대감 때문에 오히려 시장이 얼어붙게 되는 역효과를 불러온다”며 “보조금보다는 원래의 시장 주기에 맞게 디스플레이 시장이 바뀌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