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좋은 시그널(신호)이 아니다.`
중소·벤처업계가 주요 그룹사들의 올해 투자 계획 분위기에 보인 즉각적인 반응이다. 정부의 창조경제 활성화 의지와 함께 중소벤처 지원을 늘리는 상황에서 대기업의 보수적 투자 움직임은 `해보고자 하는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중소·벤처업계는 당장 대기업이 올해 예정했던 설비투자의 축소나 연기를 걱정하는 모습이다. 굵직한 몇 개의 프로젝트가 중단되면 후방 협력사인 중견기업이 일손을 놓게 되고 이는 또 다른 2·3차 협력사군인 수많은 중소·벤처기업이 어려워지는 연쇄 반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가 등 전반적인 경기 흐름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우려하는 목소리다. 우리나라 경제 특성상 대기업의 보수적 투자는 주식 시장에 바로 악영향을 미친다. 당장 코스닥 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가 크다. 자금회수(Exit) 시장인 코스닥의 침체는 벤처가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것을 미루게 되고 이는 벤처캐피털의 자금 확보 어려움과 재투자 한계, 우량 벤처기업의 투자유치 어려움 등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대기업에 의존하는 중소·벤처기업뿐만 아니라 직접 대기업과 거래하지 않는 곳까지 불똥이 튀는 셈이다. 벤처캐피탈 업계 고위 관계자는 “올해는 정부가 창조경제 역량을 제대로 펼치는 사실상 첫해로 우량 중소·벤처기업이 많은 기대를 하고 있고 이에 맞춰 벤처캐피털 업계도 과감한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며 “대기업의 보수적 투자로 중소·벤처업계가 위축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