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넷, 日마루베니 상사와 글로벌 사업 협력

국내 중소업체인 시그넷시스템과 일본 3대 종합상사인 마루베니가 글로벌 전기차 충전인프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마루베니는 시그넷시스템(대표 황호철)과 전기자동차용 급속충전기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일본과 북미 지역 위주의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고 15일 밝혔다.

시그넷은 제품과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마루베니는 마케팅과 전기차충전소 등의 사업을 주도한다. 일본 시장은 현지 대기업을 대상으로 주문자생산방식(OEM) 시장을 공략하고 북미지역은 전력 분야의 SI업체와 협력해 공급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양사는 올해 미국 동·서부 등 3곳에 판매 대리점을 설립해 현지 신규 업체 발굴에 나선다. 이후 북미시장 확대에 따라 자체 전기차 충전소 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양사는 15일부터 3일간 일정으로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EV JAPAN 2014` 전시회에 공동 부스를 마련해 자국 내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황호철 사장은 “2011년부터 마루베니와 협력으로 일본 차데모(CHAdeMO)와 미국 UL인증 획득해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모든 채비를 마쳤다”며 “올해를 시작으로 북미·일본 시장을 공략해 내년에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10%를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의 눈

국내 전기차 충전기분야의 중소·대기업을 통틀어 해외 진출은 시그넷이 처음이다. 더욱이 연매출 140조원의 글로벌 종합상사와 단순 공급계약이 아닌 독점 파트너십을 체결한 점도 의미가 있다. 마루베니는 이미 해외 시장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며 충전인프라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2011년부터 시그넷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해외 시장 진출에 필요한 기술 규격 획득에 따른 자금 지원부터 시장 조사까지 지원해왔다. 마루베니가 오랜 시간 시그넷에 공을 들인 이유는 발빠른 시장 대응력과 차별화된 기술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아마베 도시야 마루베니 수송기사업부문 부부문장은 “시그넷은 모듈화 방식의 전력제어기술로 타사 제품에 비해 중량과 부피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까지 보유한데다 발빠른 시장 대응력을 갖추고 있다”며 “향후 시그넷과 함께 충전소 서비스 사업과 전기차 내장형 충전 솔루션 분야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그넷 충전기는 전력제어기술로 세계 유일의 모듈방식을 채택했다. 이 때문에 비전문가도 손쉽게 유지보수를 할 수 있으며 병렬로 설계돼 최대출력 1000㎾h의 급속충전을 지원한다. 이는 20대의 전기차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시그넷의 급속충전기는 세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 차데모와 미국의 콤보 방식을 모두 수용한다. ABB와 시그넷만이 보유한 기술로 유럽·미국·일본의 전기차를 별도의 추가설비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실제 시그넷은 이번 `EV JAPAN 2014`에서 차데모와 콤보 방식을 동시에 지원하는 100㎾h급 급속충전기를 선보여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제품은 급속충전기 시장의 주류인 50㎾h급 충전기와 비교해 출력량은 두 배지만 제품 크기는 더 작다.

도쿄(일본)=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