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신뢰

[프리즘]신뢰

기업의 성공 요인은 다양하다. 우수 기술과 인력을 확보하려는 과감한 투자부터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장인 정신, 더 넓은 세계 시장을 향한 도전 등 어찌 보면 누구나 알 법한 얘기들이다.

어느 정도 기반을 잡거나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기업 오너들에게 이 같은 후일담을 듣다 보면 공통점 한 가지를 발견하게 된다. 성공의 기반이 된 개별 요소가 `신뢰`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수 기술이나 인력에 대한 투자는 기술과 인력이 성공 과정에 필수라는 믿음에서 나왔을 것이다. 좋은 상품을 만들겠다는 정신은 소비자는 좋은 제품을 선택한다는 믿음, 나아가 소비자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겠다는 의지의 다른 표현이다.

세계 시장을 향한 도전도 그렇다. 우리가 지닌 기술과 제품이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가능하다.

신뢰는 자주 사용하지만 행동으로 보여주기에는 무척 어려운 용어다.

나를 믿고, 직원과 협력 파트너를 믿고, 우리 회사의 기술과 제품을 믿고, 소비자와 시장의 평가를 신뢰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 서로의 이익만 앞세울 것이라는 불신이 더 크기 때문일 것이다. 신뢰가 무너졌을 때 각종 갈등은 대화보다는 힘의 대결로 이어져 파국을 맞기 쉽다.

성공한 기업이 많은 나라는 공통적으로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기업 신뢰도는 단순히 해당 기업의 기술이나 제품의 우수성만을 나타내지는 않는다. 그 기업의 경영 활동, 즉 존재 자체가 소속 근로자는 물론 일반 시민, 국가에 긍정적 영향을 안겨 준다는 믿음의 척도다.

탄탄한 기업일수록 내·외부의 높은 신뢰 관계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고용주와 근로자, 직원 간, 협력사와 고객 관계까지 신뢰가 기업의 존속, 유지, 발전의 원칙처럼 자리 잡고 있다. 신뢰받는 기업을 많이 육성한다면 선진 부국은 자연스레 다가오지 않을까.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