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를 제외하고 태양광은 늘 `깜짝쇼` 정도로 취급돼 온 것 같다. 태양광 비행기가 대서양을 횡단했다거나 태양광 자동차 경주대회가 열렸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오지만 이것이 처리되는 맥락은 `해외토픽`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런 것도 있나` 하는 신기함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는 정서다. 상용화되면 좋기야 하겠지만 아직 시기가 이르다는 암묵적 동의가 널리 퍼져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2014 북미가전쇼(CES)에 등장한 포드 태양광 하이브리드 자동차 `C-맥스 솔라에너지`는 무척 반갑다. 물론 이 차 역시 콘셉트카에 불과해 당장 상용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아마추어가 아닌 세계적 자동차 업체가 공개된 전시회에 정식으로 출품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상용화에 대한 기대가 큰 것도 사실이다.
이 차는 1년 전 포드가 내놓았던 `C-맥스 에너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얹은 것이다. 모두 84장의 단결정 태양전지가 패널에 들어 있다. 단결정 태양전지는 현재 상용화된 태양광 기술 가운데 가장 효율이 높아 전력생산량이 많다. 그럼에도 이 정도 태양전지로는 차가 달리는데 충분한 전력을 생산하기는 무리인 모양이다. 포드 측이 밝힌 정보에 따르면 자연광에서 하루 8시간 충전을 해도 4㎞밖에 달리지 못한다. 더 효율이 높은 태양전지를 탑재하거나 더 강한 햇빛을 비춰주는 수밖에 없다.
포드가 이번 전시회에서 선택한 것은 후자다. 차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 높이에 특수 집광시설을 설치한다는 아이디어다. 일종의 볼록렉즈 돋보기다. 그러면 햇빛을 한 곳에 집중해 매우 강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포드는 햇빛의 강도가 8배 세진다고 밝혔다. 콘셉트카를 이 시설에 세워두면 6~7 시간만에 완전 충전할 수 있다. 문제는 태양이 이동한다는 점인데, 포드는 볼록렌즈의 초점이 이동할 때 차도 자동으로 따라 움직이도록 해 문제를 해결했다. 앞뒤로 5미터 정도를 움직인다고 한다. 이 충전설비를 이용하면 일반적 운전자는 주행거리의 75%를 태양광으로 해결할 수 있다. 평균 연비는 무려 40㎞/ℓ에 달한다. 포드의 C-맥스 솔라에너지가 또 하나의 깜짝쇼로 그칠지 아니면 세상을 바꿀지 지켜볼 일이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