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블랙엔젤 문제에도 엔젤투자 활성화 정책은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엔젤투자 초기에 일어난 일부 부작용보다 지금 우리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시장 활성화가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엔젤투자매칭펀드를 운영하는 한국벤처투자가 작년 말 일부 브로커가 연루된 엔젤투자 사기단을 고발하는 등 일부 블랙엔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한국벤처투자와 한국엔젤투자협회는 16일 서울팔래스호텔에서 `엔젤투자매칭펀드 투자활성화 방안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활성화와 관리강화의 상반된 대응을 놓고, 아직은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시점이라는 점에 공감했다. 블랙엔젤의 출현을 완벽하게 사전 예방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강력한 사후관리로 건전한 엔젤투자환경을 만들어가자는 취지다.
정유신 한국벤처투자 사장은 “실리콘밸리도 엔젤투자시스템 정착에 70∼80년의 시간이 필요했다”며 “현재 우리는 가지 않은 길을 가는 만큼 인프라 구축 측면에서 지속적이고 일관적인 정책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종건 법무법인 이후 변호사는 “엔젤매칭펀드 운영 2년이 됐는데 여러 가지 순기능을 만들어왔다”며 “블랙엔젤 등의 부작용은 사후 모니터링 강화 등을 통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동안의 운영과정을 볼 때 투자기업 선정을 위한 전문 인력 활용, 조건부나 순차적 투자제 도입 등의 사전제도 보완과 함께 상시적인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며 “8월에 매칭펀드관리 전산시스템이 구축되면 사후관리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지금 필요한 것은 극소수의 부작용 해결이 아니라 엔젤투자 저변확대와 창업자의 멘토가 되는 전문엔젤 양성”이라며 “오히려 한국벤처투자가 운영하는 펀드에 민간운용사를 끌어들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도현 국민대 교수는 “이제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잘못에 대한 관리보다 엔젤투자의 성과를 분석하고 알려 시장을 키우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영하 엔젤투자협회장은 “(지금 엔젤투자의 문제는 극소수 블랙엔젤이 아니라) 우수인력의 창업기피현상 해소와 양질의 엔젤투자 자본 유입”이라며 “엔젤투자에 대한 세제혜택 확대와 양질의 투자대상기업 선별을 위한 전문 투자감별사 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