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산업지도가 바뀐다

우리나라 전국 산하의 산업지도가 바뀌고 있다. 각 권역에 신규 산업단지가 새롭게 조성되고 지역 특성에 맞는 특화단지가 구축되면서 산업지도가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

또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지방혁신도시와 연구개발(R&D)특구 및 경제자유구역 지정은 산업 지형도 변화에 속도를 붙이는 모양새다.

16일 본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대구를 중심으로 한 대경권과 부산 동남권이 전국 산업 지형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부산은 지난 10년 새 제조와 물류 중심 서부산과 IT 및 서비스 기반 동부산으로 양분됐다. 특히 동부산의 중심인 해운대구 센텀일반산업단지는 동남권을 대표하는 IT·CT, R&D 중심 첨단지식산업단지로 급부상했다.

대경권은 과거 도심 외곽에 형성됐던 산업단지가 낙동강과 금호강 주변으로 대거 이동했다. 특히 대구는 산업단지가 지난 2006년 민선 4기 출범 이후 현재 갑절로 늘었을 정도다. 아예 산업지도를 새로 그려야 할 판이다.

낙동강 인근 달성군 현풍면 일대는 지난달 대구테크노폴리스가 새로 조성됐다. 논밭이던 이곳에 산업단지가 조성되자 아파트가 들어서고 사람이 몰리기 시작했다. 낙동강과 금호강 부근에는 대구테크노폴리스를 비롯해 달성2차 산업단지, 성서5차 첨단산업단지,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지난 10년 사이에 거미줄처럼 조성됐다.

산업용지난을 겪고 있던 대전 역시 대덕연구개발 1단계 산업용지가 조성되면서 기업이 잇따라 입주계약을 맺었다. 공사가 한창인 광주시 진곡 일대 광주진곡산단 역시 오는 2018년이면 자동차전용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한다.

특정 지역에 특정 업종의 집적화도 산업지형 변화에 한몫했다. 부산은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지식산업군이 형성됐고, 대규모 국책연구소가 있는 대전 유성구는 IT와 SW 집적단지가 자연스럽게 조성됐다. 대구 동구 동대구벤처밸리는 창업을 지원하는 기업지원기관이 속속 들어오면서 창업관련 허브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혁신도시는 산업지형 변화를 주도했다. 전국 10개 혁신도시가 조성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공공기관이 속속 이전하면서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산업지형이 새롭게 그려지는 모양새다. 국가정책의 한 축인 혁신도시에 총 147개 공공기관이 모두 이전하면 적어도 인구 2만여명이 지방혁신도시에 몰릴 전망이다.

산업지형 변화에는 연구개발특구와 경제자유구역청 역할이 크다. 신규 및 기존 산업단지가 연구개발특구로 지정되면서 산단 외부에 있던 첨단업종 기업이 특구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특정 업종을 중심으로 유치가 한창인 전국 경제자유구역도 향후 산업지형을 바꿀 인프라로 떠오를 전망이다.

임창만 대구연구개발특구본부장은 “공장만 있던 과거 산단에서 벗어나 전국 기존 산단과 신규 산단이 대학과 연구소, 기업 등 산학연관이 다 모인 혁신클러스터로 바뀌고 있다”며 “결국 대한민국 전체가 혁신클러스터로 집적화돼 산업지형이 크게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