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파라자일렌(PX)사업 갈수록 태산

SK이노베이션의 파라자일렌(PX) 사업이 갈수록 태산이다. 외국인투자촉진법 통과로 한 고비 넘었더니 SK인천석유화학 PX공장 증설 공사 중단 명령에 가로 막혔고 악화된 시황은 또다시 넘어야 하는 장벽을 형성했다.

21일 정유·화학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PX사업에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시급했던 자회사 SK종합화학의 일본 JX에너지와 합작투자 건은 외촉법 통과로 해결됐으나 SK인천석유화학의 PX공장 증설 건은 결국 공사를 중단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인천 서구청의 공사중단 명령이 강제성은 없지만 행정관청의 입장 등을 고려해 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지적사항을 개선한 후 공사를 재개할 계획이다.

설상가상으로 PX에서 나오는 수익이 지난해보다 약 50% 줄어들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에서 PX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자 관련업계에서 일제히 증설에 나섰고 이에 따른 영향으로 수익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초 PX 가격에서 원료인 혼합자일렌(MX) 가격을 뺀 이익이 톤당 300달러 수준이었으나 현재 200달러로 내려앉았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들이 올해 공장 신·증설을 계획대로 추진해 PX생산능력을 현재 연 80만톤에서 310만톤으로 확대한다 해도 당초 기대했던 투자효과를 거둘 수 없는 상황이다.

SK종합화학은 신설 물량 100만톤 중 절반은 JX에너지에 공급하기 때문에 그나마 시황악화에 따른 부담이 적지만 중국시장을 겨냥해 PX 특화 공장을 증설하고 있는 SK인천석유화학은 하반기 상업생산을 시작한다 해도 당장은 수익을 내기 어려울 전망이다.

SK인천석유화학은 자체 정유설비에서 생산되는 납사와 콘덴세이트를 PX의 원료로 사용하는 등 원가를 낮추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한 고비 넘으니 시황이 걱정”이라며 “좋은 방법이 있으면 좀 알려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석유화학제품 시황은 수요와 공급에 따른 사이클이 존재하기 때문에 당장 시황이 나쁘다고 해서 비관적으로만 볼게 아니다”라며 “PX생산 능력 확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한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