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터치스크린패널(TSP)용 커버유리를 자동 가공하는 장비를 세계 처음 양산했다. 원가 절감, 얇은 두께를 구현하는 최적의 기술로 꼽혀왔던 커버유리일체형(G2), 하이브리드형 커버유리 일체형(G1F) TSP 방식이 다시 한번 주목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휘닉스디지탈테크는 지난해 커버유리 연마용 컴퓨터 수치제어(CNC) 장비
를 개발해 중국 업체에 공급했다. 커버유리 측면을 다듬고 스피커·물리 버튼이 위치할 자리를 모양에 맞게 뚫고 다듬는 장비다.
커버유리 공정은 완제품 크기에 맞게 절삭한 뒤 셀 방식으로 연마, 강화, 투명전극 패터닝, 블랙마스킹(배젤 부분을 까만색으로 도포) 등의 공정 순으로 이뤄진다. 강화유리 원장에 패터닝·블랙마스킹 후 절삭·연마를 진행하는 시트 방식은 측면 강화가 되지 않아 잘 깨지는 단점이 있다. 절삭 면도 일정하지 않아 연마 공정에서 작업자가 전극 부분을 건드려 불량률이 높아 상용화가 쉽지 않았다.
삼성전자·LG전자가 차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G2 방식 TSP 탑재 전략을 폐기한 것도 시트 방식 커버유리 탑재가 어렵기 때문이다.
휘닉스디지탈테크가 개발한 장비는 10μm 간격까지 측정하는 비전(vision) 기능을 이용해 전극·블랙마스킹 부분의 가장자리 위치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자동으로 연마한다. 측면 가공 정밀도를 높이고 초당 숫돌 회전수를 12만5000RPM(일반 단동기는 6만RPM)까지 높여 측면 연마만으로도 약 25μm 두께의 강화 효과를 낸다.
수작업으로 이뤄지던 연마 공정을 완전 자동화해 불량률을 3% 이내로 줄였다. 커버유리 1위 업체인 중국 후지크리스탈 기준 커버유리 연마시 불량률은 20%에 달한다. 시간당 셀 생산량도 220∼240장으로 종전 대비 400배 이상 늘릴 수 있다.
시트 방식 커버유리 생산이 가능해지면 유리 한장으로 TSP를 구현하는 원글래스 솔루션(OGS·G2) 방식을 저렴하게 구현할 수 있어 인듐주석산화물(ITO) 필름을 빼고 두께를 줄일 수 있다. ITO 필름을 한 장 쓰는 G1F 방식 업체 역시 전체 모듈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커버유리 원가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커버유리 업체들은 소다라임 원장을 연마해 TSP 업체에 파는 것보다 강화유리를 구매해 가공 후 판매하는 게 매출·수익을 늘리는데 유리하다.
랑경철 휘닉스디지탈테크 사장은 “지난해 커버유리 자동 가공장비 개발로 워크아웃을 졸업했고 소폭 흑자도 기록했다”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