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샵N, 연 거래액 1조원 돌파···오픈마켓 지각 변동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이 운영하는 오픈마켓형 쇼핑몰 샵N이 지난해 연 거래액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 2월 네이버가 판매자 중심 쇼핑 플랫폼을 표방하며 샵N 서비스를 시작한 지 채 2년도 안 돼 거둔 성과다. 샵N이 대형 유통 채널을 상징하는 `1조원 클럽`에 가입하면서 기존 오픈마켓 업계의 지각 변동이 예고됐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샵N은 지난해 연 거래액 1조원을 넘어섰다. 약 2500억원 규모로 알려진 전년과 비교하면 무려 4배 이상 대폭 증가한 셈이다. 기존 오픈마켓 업체가 연 거래액 1조원을 돌파하는 데 걸린 기간이 평균 5년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성장세다.

업계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네이버 내부 직원 제보에 따르면 지난해 말 샵N은 연 거래액 1조원을 달성했다”며 “네이버가 광대한 사용자 트래픽과 데이터베이스(DB)를 전자상거래 사업에 적극 활용하며 샵N을 빠르게 성장시켰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샵N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연 거래액 규모가 크게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 수치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샵N이 급성장하면서 오픈마켓 시장 구조는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오픈마켓 시장 규모는 15조원을 웃돈 것으로 평가됐다. 이 가운데 G마켓·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가 9조원 이상, 11번가는 5조원 수준이다. 인터파크는 지난해 3분기까지 기록한 누적 거래액 1조6628억원 가운데 26%를 차지하는 약 4323억원을 오픈마켓 사업에서 벌어 들였다. 4분기 거래액을 합산하면 6000억원가량에 이를 전망이다. 샵N이 인터파크를 제치고 오픈마켓 업계 4위 자리를 차지한 셈이다.

온라인 유통업계는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리고 있는 샵N이 오픈마켓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고 볼멘소리다. 그동안 네이버는 외부에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 없다고 공언해왔다. 실제 네이버는 지난해 샵N을 NBP 산하 독립사업부로 재편하면서 시비가 일던 `검색 공정성`에 선을 그었다. 네이버 지식쇼핑이 샵N 판매자 상품을 상위에 노출시켜 제휴 협력사에게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샵N을 독립사업부로 운영하는 것은 전자상거래 사업을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보고 있다.

온라인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샵N을 독립사업부로 운영하면서 거래액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포털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목도를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샵N은 블로그·카페 등과 마찬가지로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만든 플랫폼이 아니기 때문에 내부 규정에 따라 연 거래액 규모는 공개하지 않는다”면서 “경쟁 업계가 주장하는 샵N 연 거래액 1조원 돌파도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