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난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들이 조만간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AM OLED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벌써 추격해왔다는 점에서 실제 기술력 수준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해화휘광전·에버디스플레이 등이 4.5세대(730×920㎜) AM OLED 라인 구축을 완료하고 오는 2분기부터 대량 생산에 들어간다.
상해화휘광전은 지난 2012년 11월 공장 건설에 착수, 최근 장비 반입까지 모두 마쳤다. OLED 양산을 위해 대만에서 70여명의 인재까지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모두 4~5인치대 스마트폰용 소형 디스플레이다. 생산능력은 투입 원판 기준 월 1만5000장으로, 적정 수율을 확보하면 연간 1000만대 정도의 소형 패널을 생산하게 된다. 이 라인의 성패에 따라 상해화휘광전은 6세대(1500×1850㎜) 라인 투자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에버디스플레이도 상반기 중 양산을 개시할 계획이다. 이어 BOE와 티안마가 5.5세대(1300㎜×1500㎜) 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 두 회사 모두 저온폴리실리콘(LTPS) 라인은 구축을 완료했으며 연내 OLED 증착 라인까지 추가해 양산하기로 했다. 중국 비저녹스와 트룰리도 AM OLED 사업에 뛰어들었다. 트룰리는 아직 장비 발주는 진행되지 않았으나 공장 건설을 시작한 만큼 연내 투자가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분기부터는 AM OLED 시장이 본격적인 경쟁 체제로 접어드는 동시에 중국업체의 비중도 급격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상도와 휘도는 아직 한국을 따라가지 못한 수준이지만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큰 만큼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중국 업체들은 WVGA나 HD급을 중심으로 양산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생산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아직 파일럿 라인을 갖춘 곳은 없다. 그런 만큼 업계에서는 한국이 디스플레이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차세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서 격차를 더욱 벌려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생각지도 못했던 중국 업체들이 갑자기 AM OLED 생산 라인을 구축하면서 추격하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R&D도 시작하지 못할 정도인 만큼 한국이 더욱 앞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