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그룹의 친환경차 기조가 전기자동차 중심으로 강화된다. 지금까지 그룹 친환경차 전략은 현대차가 수소연료전지차(FCV), 기아차가 전기차를 맡아왔으나 현대차도 전기자동차 시장에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2016년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최근 준중형급 순수 전기차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의 전기차 개발은 2009년 비양산형 모델인 `블루온` 이후 5년 만이다. 개발하는 전기차 라인은 순수전기차(BEV)를 비롯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도 포함됐다. 배터리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제품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등 시장의 친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파생형 전기차가 아닌 순수 전기차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수소차는 가격과 성능에서 오랜 검증 기간이 필요하지만 전기차는 이미 시장이 조성된 만큼 수익성 확대를 위한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출시할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 기반의 파생형 전기차와 달리 전기적 특성을 최적화 제품으로 설계하고 있다. 테슬라모터스의 `모델S`나 BMW `i3`와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전기차로 개발해 차량내부의 기어 박스를 없앤다는 설명이다. 또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배터리를 차체 밖으로 격리하는 설계도 가능하다. 이 같은 순수 전기차는 배터리 위치를 최적화해 균형적인 무게 배분으로 주행 성능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여기에 기어 박스를 모터와 트랜스미션과도 가깝게 설계해 외부로 돌출 시키지 않아 내부 공간 활용도가 뛰어나다.
지금까지 현대·기아차그룹의 전기차(레이EV·쏘울EV)는 기아차가 주도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 등의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소차에 비해 시장 경쟁력이 뛰어난 전기차 라인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25년까지 배기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차량 판매 비율을 업체별로 15%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 다른 9개 주도 이 같은 규제에 나설 예정이다. 때문에 2025년 미국의 배기가스 배출 제로 차량은 330만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