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SUV 시장에 처음으로 `스포츠 액티비티 비히클(SAV)`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도입한 BMW는 넓은 실내공간과 인텔리전트 사륜구동 시스템 `xDrive`를 채택한 모델 X5로 높은 평가를 받으며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130만대 이상을 판매했다. 지난해 새롭게 선보인 3세대 뉴 X5는 파워풀한 외관과 업그레이드된 성능 및 효율성, 최첨단 기능으로 무장하며 다시한번 SAV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에는 BMW `뉴 X5 xDrive 30d` 5인승과 3열 시트가 추가된 7인승 모델 그리고 스포츠 성능을 극대화한 M 퍼포먼스 모델 `뉴 X5 M50d`까지 총 3가지가 제공된다. 시승한 차는 뉴 X5 M50d다.
BMW 뉴 X5는 외관에서부터 `X 패밀리` 특유의 당당한 자태가 인상적이다. 전장은 4886㎜로 이전 모델에 비해 32㎜가 늘어났고 좌우로 커진 헤드라이트와 BMW 특유의 키드니 그릴을 적용해 탄탄한 근육질 이미지로 존재감 있는 전면부 디자인을 완성한다. `X자` 모양의 윤곽선이 드러난 앞범퍼는 X 패밀리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전체적으로 절묘한 균형감을 유지했다는 느낌이다. 너무 나오지도 들어가지도 않은 `적당함`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는데, 마치 그리스 조각상의 균형미를 보는 듯했다.
실내는 기존 2세대와 동일한 2933㎜의 긴 휠베이스를 가져 여유롭다. 손과 발이 모두 움직이기에 편했다. 전체 실내 윤곽 라인을 돋보이게 하는 LED 실내등을 적용, 매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오렌지, 화이트, 블루 등 3개 색상으로 조절 가능한 실내등은 탑승자 취향에 따라 실내 분위기를 조정할 수 있다. 뉴 X5 M50d 실내에는 `디자인 퓨어 익스피리언스` 패키지가 적용되었다. 이 라인은 어둡지만 따뜻한 컬러 조합을 사용해 실내에 고전적인 세련미와 럭셔리한 분위기를 부여한다.
2열 시트의 접이식 등받이는 40:20:40 분할이 가능해 화물 적재 용량을 최소 650리터에서 최대 1870리터까지 단계적으로 늘릴 수 있다. 이는 기존 모델에 비해 각각 30리터와 120리터 늘어난 수치로 골프백 4개를 싣고도 성인 5명이 넉넉히 탈 수 있다. 키를 소지한 채 문 손잡이를 잡으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범퍼 하단에 발을 가져다 대면 트렁크 문을 개폐할 수 있는 `컴포트 액세스` 기능이 탑재됐다.
BMW X5는 세대가 거듭될 때마다 드라이빙의 즐거움과 효율성 면에서 새로운 혁신을 보여준다. 뉴 X5 M50d는 BMW가 자랑하는 최신 디젤 엔진의 스포티한 기질을 가장 강력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3.0리터 직렬 6기통 엔진을 탑재했으며 여기에 3단 터보차저를 포함한 M 퍼포먼스 `트윈파워 터보` 기술이 추가됐다. 3대의 터보차저가 조화롭게 작동하며 최대한의 파워와 효율성의 균형을 달성한다. 이 엔진의 최고출력은 381마력이고, 최대토크는 2000-3000rpm 구간에서 75.5㎏·m에 달한다. 괴물도 이런 괴물이 없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5.3초에 도달하며, 복합연비는 11.7㎞/ℓ, 이산화탄소는 171g/㎞를 달성해 최고의 성능과 효율성을 동시에 자랑한다. 자동 8단 스포츠 변속기가 장착됐다. 너무나 힘이 넘치고 강력해 국내에서 이 차의 능력을 모두 뽑아낼 수 있는 도로를 찾을 수 없었다.
BMW 뉴 X5는 SAV 최초로 공기 저항을 줄여주는 에어 벤트와 에어 브리더가 적용됐다. 차체 전면 하단에 수직 모양의 구멍으로 형성된 에어 벤트를 통해 에어 커튼이 형성되고, 뒤의 에어 브리더를 통해 공기를 원활하게 배출한다. 여기에 BMW 최초로 에어로 블레이드를 채택했는데, 이는 차체 후면에서 발생하는 난류 발생을 감소시켜 공기역학 특성을 최적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와 더불어 동급 최고의 경량화를 위해 차체에 초고장력 강판, 사이드 패널에 열가소성 플라스틱, 보닛에 알루미늄, 인스트루먼트 패널에 마그네슘을 적용했다. 덕분에 2세대 모델에 비해 40㎏의 무게를 줄였다(독일기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는 새로운 `iDrive 터치 컨트롤러`가 적용됐는데, 여러 모로 사용이 쉽지는 않다. 내비게이션 등을 국내 업체와 협력해 장착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이 밖에도 360도 서라운드 뷰와 주차 거리 경보장치 등은 이 차의 큰 덩치를 감안할 때 매우 유용한 기능이다. 뉴 X5 M50d에는 M 스포츠 패키지가 기본으로 적용되었으며 오디오는 뱅앤올룹슨 하이엔드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가격은 1억 3790만원으로 만만치가 않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