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커머스 활성화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사업초기부터 특징 없는 유사 홈쇼핑이라는 논란이 유통업계에서 불거지고 있다.
T커머스는 TV를 이용한 상거래를 의미한다. 아직 국내 시장이 초기단계지만 성장 기대치가 높다. 수년 내 홈쇼핑을 위협할 차세대 유통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쇼핑업계는 초기 T커머스가 소비자가 구분하기 힘들 만큼 홈쇼핑 사업모델과 유사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협회와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정부에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KTH와 티브로드가 일부 채널에서 방송하는 T커머스는 전용채널을 사용하고 동영상을 활용한 상품소개, 전화주문 방식 등에서 기존 홈쇼핑과 차이가 없다”며 “양방향성과 데이터 기반 방송을 표방한 T커머스가 사실상 홈쇼핑에 우회적으로 들어온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T커머스 업계는 홈쇼핑과 분명한 차별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생방송이 주를 이루는 홈쇼핑과 달리 생방송이 아닌 주문형비디오(VoD)로 상거래가 이뤄진다는 점, 단일 시간대에 방송하는 하나의 상품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직접 카테고리를 타고 들어와 필요한 상품을 직접 선택한다는 것 등이 기존 홈쇼핑과 다르다는 주장이다.
KTH 관계자는 “향후 빅데이터 기반 개인별 맞춤형 상품제안이나 IP인식을 활용한 지역 밀착형 상품 판매, 사용자환경(UI)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제 막 시작한 T커머스를 놓고 대기업 중심의 홈쇼핑업계가 불필요한 공세를 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T커머스는 지난 2012년 8월 서비스를 시작한 스카이T쇼핑(KTH)과 지난해 10월 오픈한 쇼핑&T(티브로드) 두 곳이다. KTH는 지난해 200억원 규모 거래액을 기록했고 올해 신규 인력 충원 등 공격적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를 포함해 몇몇 중견 유통업체도 T커머스 사업권을 가진 사업자의 인수합병(M&A)으로 시장 진출을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업계 고위 관계자는 “T커머스가 홈쇼핑과 기술적 기반은 다르다지만 사실상 고객층이 겹쳐 경쟁 관계인 것은 분명하다”며 “T커머스를 본격적으로 육성하려면 초기부터 사업영역과 차별화 서비스에 정확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T커머스는 지난 2005년 기존 5개 홈쇼핑을 포함해 10개 사업자를 선정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별다른 사업 진전이 없었다. 현재 2개 사업자만 서비스를 시작한 단계다. 미래창조과학부는 T커머스를 차세대 산업으로 꼽고 기존 커머스와 차별화를 통해 활성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기술진화 방향, 사업자 환경 등을 감안해 T커머스의 전반적 점검에 착수했다”며 “산업 진흥 관점에서 기존 커머스와 차별화된 방식의 T커머스 규제와 진흥 방법을 함께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