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기술지주회사 CEO, 산학협력단장·교직원 겸직사례 많아져

산학연기술지주회사(구 대학기술지주회사) 대표(CEO)를 산학협력단장이 겸직하거나 기술이전조직(TLO)과 통합·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술지주회사 수익 창출이 늦어지고 운영비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면서다. 유사 조직과 유기적인 협업을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6일 산학연기술지주회사에 따르면 국내 24개 지주회사 중 20개 회사가 CEO를 대학 교직원이 겸직하고 있다. 대학 상임이사나 산학협력단장 등이 기술지주회사 CEO를 맡고 있는 셈이다.

통상 대학기술 라이선싱이나 양도는 산학협력단 내 TLO조직이 담당하고 회사 설립을 통한 직접 사업화는 별도 영리법인인 산학연협력기술지주회사가 담당한다. 하지만 최근 기술지주회사가 자회사를 통한 매출 성과가 부진한데다 운영비 부담이 커지면서 조직을 통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대학은 연세대학교다. 지난해 7월 대학 최초로 TLO 업무를 지주회사에 통합해 운영을 시작했다. 연세대 기술지주회사 CEO는 산학협력단장이 겸직하고 있다. 서울대는 직전 단계다. 서울대 기술지주회사 CEO를 산학협력단장이 맡으며 업무 연계도 상호겸직을 하고 있지만 직원 고용은 소속 법인이 각자 진행한다. 통합 운영을 시범적으로 해보고 있는 상황이다.

고려대학교와 서강대학교는 기술지주회사 CEO를 교직원이 겸직하고 있다. 직원고용이나 업무 연계는 협의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한양대학교와 최근 설립된 과기특성화대학 정도가 전문경영인을 초빙해 운영 중이다.

대부분 대학이 산학협력단과 관계된 TLO와 기술지주회사 등을 나누어 운영 중이다. 유사업무에 따른 중복투자와 인력운영의 비효율이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 대학들이 대학기술 이전과 사업화를 한 기관에서 진행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산학협력단이 비영리 특수법인이기 때문에 상속증여세법에 따라 기술의 직접 사업화를 통합 회사 설립과 주식 보유의 제한을 받고 있다. 하지만 기술지주회사를 통한 주식 보유는 예외다. 때문에 현재도 많은 대학이 기술지주회사를 설립 중에 있다.

연세대학교 창업보육센터 한 관계자는 “대학 기술창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관련 주체들, 즉 TLO나 기술지주회사, 연구실 등이 유기적으로 협력 체계가 이뤄져야 한다”며 “많은 대학들이 라이센싱 수입료 등으로 반짝 마케팅을 하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내다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 주요 대학의 기술지주회사 CEO 출신과 TLO 업무연계

대학기술지주회사 CEO, 산학협력단장·교직원 겸직사례 많아져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