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1위` LG, 의류 건조기 시장도 잡는다

`세탁기 1위` LG, 의류 건조기 시장도 잡는다

“건조기는 세탁기와 페어(한 쌍)로 팔린다. 절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LG전자가 북미 건조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투웨이도어(2 Way Door)라는 혁신으로 CES 2014에서 호평을 받은 듀얼오픈 건조기. 이르면 3월에 출시한다.
LG전자가 북미 건조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투웨이도어(2 Way Door)라는 혁신으로 CES 2014에서 호평을 받은 듀얼오픈 건조기. 이르면 3월에 출시한다.

`세탁기 박사` 조성진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HA) 사장이 북미 시장을 거론하면서 던진 말이다. 세탁기 글로벌 1위 사업자로서 의류 건조기 시장을 잡겠다는 강한 의지다. 국내에서는 수요가 미미하지만 북미 건조기 시장규모는 꾸준히 증가 추세다. 2012년 기준 580만대로 730만대인 세탁기의 80%에 달한다. 세탁기 구매자 10명 중 8명은 건조기를 함께 구매한 셈이다. 조 사장이 북미 건조기 시장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실적도 눈에 띄게 나아지고 있다. 지난 2012년 업계 최대 크기로 배기구 막힘 감지기능과 정전기·주름 방지 기능을 적용한 의류건조기가 힘을 발휘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의류 건조기시장 점유율은 무려 25%포인트 상승했다. 10년 전인 2004년과 비교하면 10배나 점유율이 늘었다. LG전자는 2002년 북미 시장에 처음 뛰어들었다. 가전시장 교체 주기가 길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실적이다. LG전자 해외영업 담당자는 “세탁기 사업이 잘 되면서 건조기도 잘 팔리고 있다”며 “최근에는 LG에 대한 프리미엄 이미지와 함께 세탁기가 고장이 나면 건조기도 함께 LG 제품으로 바꾼다”고 설명했다. `매칭 드라이어` 전략도 통했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LG만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구성하자, 인테리어에 관심을 기울이는 가정에서는 두 제품을 동시에 구매한다.

아직 선두로 치고 나가지는 않았지만 LG 내부적으로 점유율 확대에 상당히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제품 우수성에 대한 현지 평가도 작용했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행사인 `CES 2014`에 출품한 신제품에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컨슈머리포트는 최근 LG 신제품 건조기에 대해 “통풍구에서 새어 나가는 열기를 재활용해 기존 제품보다 에너지 효율이 52.8%나 개선됐다”며, “LG 건조기를 가져다 놓고 써보기를 희망한다”고 극찬했다.

실제로 LG전자는 이 제품에 기대를 많이 한다. 컨슈머리포트도 언급했듯이 버려지는 에너지를 재활용해 전력소비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히트펌프`를 탑재했다. 또 사용자가 상하 또는 좌우 어느 방향에서나 문을 열 수 있는 `투웨이 도어(2 Way Door)`도 채택했다.

조성진 사장은 “세탁기에서 의류를 꺼내 건조기에 다시 넣을 때 용량에 따라 무게가 상당히 나간다”며 “사용자 편의에 따라 앞 또는 옆에서 넣을 수 있게 선택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이 제품을 3월 또는 4월에 북미 시장에 출시하고 이후 중남미 등 다른 지역에서도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들어 세탁기·건조기가 페어로 판매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우리에게는 충분히 기회가 된다”고 설명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