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낸 정유업계 종사자들이 연말·연초 지급되는 성과급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우울한 설을 맞이하고 있다.
2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가 지난 연말 전년도와 동일한 500%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을 제외하고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정유사들은 아직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거나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1~2월 사이에 성과급이 지급되는데 올해는 성과급이 나온다는 말은 없고 고정금액으로 얼마씩 격려금이 지급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GS칼텍스도 비슷한 분위기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도 실적부진을 이유로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은데 이어 2년 연속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지난해도 전년도만큼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성과급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어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다. 다만 2012~2013년 2년 연속 50%에 가까운 영업이익 하락률은 연봉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들이 성과급을 지급하지 못하는 이유는 국제 휘발유 가격과 정제마진 하락으로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은 지난 4분기 적자전환했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 4분기 실적이 정유부분에서 4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 2010년 2분기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GS칼텍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약 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도보다는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4분기 실적악화 영향으로 연간 실적은 이보다 부진할 것이 예상된다.
이에 반해 정유4사 중 유일하게 성과급을 지급한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3분기에 이미 전년도의 영업이익을 넘어섰다. 정유업계는 지난해 3분기까지 타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유 부문에서 견고한 실적을 낸 현대오일뱅크가 4분기에도 선방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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