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가전업체들이 잇달아 한국시장에 법인을 직접 설립하며 영업망 확대에 팔을 걷어부쳤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위스 소형가전 전문브랜드 스테들러폼은 올해 콜러노비타와 제습기 판매 대행 유통계약이 종료하는 대로 내년부터는 직접 판매에 나선다. 또 지난해까지 국내 업체인 리큅에 유통을 맡겨왔던 미국의 진공청소기 전문 브랜드 후버도 판매 대행 계약기간이 종료되자 영업망을 확보, 직접 판매에 나섰다. 홍콩에 아시아태평양 본부를 둔 드롱기그룹도 드롱기켄우드코리아 설립을 마치고 홍보, 마케팅 등 본격적 판매 확대 활동에 돌입했다.
업계는 올해를 외산 소형가전 브랜드들이 새롭게 진입하는 원년으로 바라봤다. 국내 기업들이 전자제품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TV, 냉장고, 에어컨 등이 급속하게 보급된 이래 외산 가전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 및 부동산 시장 정체 등으로 위기를 맞았다. 이에 전략을 바꾼 브랜드들은 경쟁이 치열한 백색가전 대신에 청소기를 필두로 한 소형가전 부문으로 눈을 돌렸다.
특히 2012년부터 다이슨, 일렉트로룩스, 밀레 등이 40만원대 이상 프리미엄 청소기 시장을 열고, 지난해 삼성전자가 모션싱크 시리즈를 선보이며 프리미엄 시장이 대폭 커졌다. 실제로 롯데하이마트 청소기 판매 자료에 따르면 프리미엄 청소기의 경우 지난해 전년 대비 34% 판매량이 증가했다. 핸디형 청소기 역시 2012년 대비 20% 상당 증가했다.
외산 업체들은 일부 고가 제품 위주로 국내 백화점이나 부유층 소비자에게만 소개됐던 것에서 벗어나 홈쇼핑이나 일반 할인유통점도 적극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소득 수준의 향상으로 시장 전반에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기능은 물론이고 디자인을 개선한 프리미엄급 제품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었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고, 유행에 민감해 아이디어형 소형가전 제품의 테스트베드 역할도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스위스 스테들러폼의 제습기는 레드닷 디자인어워드를 수상한 간결한 디자인으로 지난해 여름 `제습기 홍수` 속에서도 차별화에 성공했다. 진공청소기 전문 브랜드 후버의 경우 본체와 흡입구가 일체화된 업라이트 방식으로 강력한 흡입력이 특징이다. 이들 업체 제품은 동급 제품 대비 가격대가 최대 20∼30%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청소기 시장뿐만 아니라 제습기 시장만 해도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이 예상되며, 향후 3년간 제습기 보급률만 약 40%까지 내다보고 있기 때문에 급성장이 기대되고 있다”며 “직접 법인을 설립해 판매하는 만큼 기존 병행수입 판매와는 차별화된 서비스 및 AS 지원 등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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